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 작성일26-09-01본문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사립학교에서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보받은 교원이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겼다고 하더라도, 학교가 “변호사는 징계위원회에 들어올 수 없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반대로 변호사를 징계위원회에 직접 동석시키지 않고 복도나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한 뒤 교원 혼자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도록 했다면 방어권이 보장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2026년 8월 13일 선고한 2024두61155 판결에서 이 문제에 대해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사립학교 교원이 징계위원회에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와 동석하여 진술하겠다고 요구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학교는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이를 거부한 채 징계를 진행했다면 원칙적으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이 실제 사립학교 교원 징계사건에서 왜 중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한 줄 결론
사립학교 교원이 징계위원회에서 변호사의 동석 및 필요한 의견 진술을 요구했는데도 학교가 이를 거부했다면, 단순한 진행상의 문제가 아니라 교원의 방어권을 침해한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사건의 배경
이번 사건의 원고는 사립대학교 부교수였습니다. 대학원생인 피해자가 원고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고소한 이후 학교법인은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었습니다.
교원징계위원회는 원고가 피해자의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잡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해임을 의결했고, 학교법인은 2022년 3월 15일 원고에게 해임을 통보했습니다.
그런데 징계위원회가 열린 날 중요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와 함께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면서 변호사가 자신과 동석한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학교 측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다만, 변호사가 징계위원회 장소 인근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필요할 경우 원고가 변호사와 상의한 뒤 진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된 징계절차가 적법한지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번 사건에서는 크게 두 가지가 문제되었습니다.
① 사립학교 교원에게 징계위원회에서 변호사와 동석하여 방어할 권리가 인정되는가
② 변호사의 동석을 거부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해임이 절차상 중대한 하자로 무효가 될 수 있는가
원심 법원은 변호사와 동석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명시적인 법령상 근거가 없고, 변호사가 인근 대기실에서 대기하면서 필요한 경우 상의할 수 있었으므로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왜 변호사 동석을 중요하게 보았을까요?
대법원은 먼저 기존 판례를 확인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미 국공립학교 교원을 포함한 공무원의 징계와 같은 불이익처분절차에서 변호사를 통한 방어권 행사가 필요하고, 징계대상자가 선임한 변호사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필요한 의견을 진술하는 것은 방어권 행사의 본질적 내용이라고 판단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판결이 대법원 2018. 3. 13. 선고 2016두33339 판결입니다. 이 판결 역시 징계심의대상자가 선임한 변호사의 징계위원회 출석 및 의견진술을 원칙적으로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2024두61155 판결에서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를 사립학교 교원에게까지 연결하여 적용했습니다.
사립학교법은 교원의 신분을 보호하고 있고, 교원지위법은 사립학교 교원에게도 국공립학교 교원과 마찬가지로 소청심사 및 행정소송을 통한 구제절차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립학교법 제65조 제1항은 교원징계위원회가 징계의결을 하기 전에 본인의 진술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행 중인 사립학교법 역시 이러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제도의 취지를 종합하면 사립학교 교원의 절차적 권리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변호사가 대기실에 있었으면 충분하지 않나요?”
이번 판결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입니다.
학교 측에서는 변호사를 쫓아낸 것이 아니라 징계위원회 인근 대기실에서 기다리도록 했고, 필요한 경우 변호사와 상의할 수도 있게 했습니다.
그렇다면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렇게 보지 않았습니다.
징계절차가 진행되는 현장에서 변호사가 교원과 바로 의사소통하면서 조언하거나 직접 필요한 진술을 할 수 있었는지를 중요하게 본 것입니다.
실제 이 사건에서는 변호사가 대기실에 있었지만 징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원고에게 즉시 조언하거나 원고를 대신하여 진술할 수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상태가 변호사와 실제로 동석한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변호사가 건물 안에 있었으니 방어권은 보장됐다”는 식의 접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징계사유가 실제로 존재해도 징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징계절차에서는 흔히 “징계사유가 사실이라면 결국 징계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징계는 단순히 징계사유의 존재만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닙니다.
징계대상자에게 적절한 방어의 기회를 부여했는지, 법령과 정관·취업규칙 등에서 요구하는 절차를 준수했는지도 중요합니다.
대법원은 징계규정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진술기회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면 그것은 징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징계의 유효요건이 될 수 있고, 이러한 절차를 위반한 징계는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상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변호사 동석 및 진술 요구를 거부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징계가 교원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를 가진 것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으므로, 개별 사건의 최종적인 법률관계는 환송심에서 다시 판단될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징계절차에서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사립학교 교원에게 징계위원회 출석통지가 왔다면 단순히 “출석하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다음 사항을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①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학교가 주장하는 징계사유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② 징계의결 요구 사유와 관련 자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사립학교법은 징계의결 요구와 함께 징계사유를 적은 설명서를 징계대상자에게 보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③ 징계위원회에 변호사와 동석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사건이 단순한 사실관계 다툼인지, 성비위·폭력·갑질·연구윤리 등 복잡한 법률쟁점이 포함되어 있는지에 따라 대응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④ 변호사 동석 요구를 하였다면 그 내용을 객관적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두로 요청하는 것보다 서면이나 전자우편 등으로 변호사 동석 및 의견진술을 요구하고 학교 측의 답변도 보관해 두는 것이 향후 절차적 위법을 주장할 때 유용할 수 있습니다.
⑤ 징계 이후의 구제기간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교원지위법상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원칙적으로 처분이 있었던 것을 안 날부터 30일이므로, 해임·파면 등 중징계를 받은 경우에는 구제절차를 신속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이번 판결은 단순히 “교원도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부족합니다.
실무에서 중요한 것은 변호사의 선임 여부 자체보다 실제 방어권이 어떻게 보장되었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가 “변호사와 상담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징계위원회 심의실에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변호사가 교원을 위해 필요한 의견을 직접 진술할 수 없도록 한다면 이번 판결과의 관계에서 절차적 적법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징계위원회 절차가 진행된 사건이라면 결과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징계의결 요구 → 징계사유 통지 → 자료 확인 → 출석 및 진술 → 변호사 조력 → 징계의결 → 처분 통보
각 단계가 적법하게 진행되었는지를 순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울산·양산 지역의 사립학교 교원이 실제 징계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라면, 징계사유의 당부와 별도로 절차 자체에 방어권 침해가 있었는지를 초기 단계에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법원 2024두61155 판결은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절차에서 변호사에 의한 방어권 보장의 의미를 한층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① 사립학교 교원에게도 징계절차에서 실질적인 방어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②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교원이 선임한 변호사의 징계위원회 동석 및 필요한 의견진술을 학교가 거부할 수 없습니다.
③ 변호사 동석 요구를 거부한 채 징계를 진행했다면 징계사유의 존재와 별개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립학교 교원이 징계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해임·파면 등 불리한 처분을 받은 경우라면, 단순히 징계사유가 맞는지 여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징계절차에서 자신의 방어권이 실제로 보장되었는지, 그리고 소청심사 등 구제절차를 적시에 진행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