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레이어 알림

당신의 일을
‘ 내 일 ’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 내일 ’ 을!

법률 칼럼

COLUMN

법률칼럼

환지처분이 끝났는데 청산금을 몇 년 뒤에 준다고요? - 대법원 2026두30040 판결이 알려주는 환지 청산금 지급시기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토지구획정리사업이나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이 오랜 기간 진행된 뒤 마침내 환지처분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토지소유자에게 돌아오는 환지 대신 청산금을 지급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조합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으니 청산금 지급을 몇 년 늦추겠습니다.”

“정관에 지급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니 기다려야 합니다.”

 

과연 조합이나 사업시행자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청산금 지급을 미룰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2026년 9월 3일 선고한 2026두30040 판결에서 이에 대해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환지처분으로 토지소유권을 잃고 청산대상자가 된 소유자에 대한 청산금은 원칙적으로 환지처분 공고 다음 날 지급시기가 도래하고, 단순히 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급시기만 일방적으로 늦출 수는 없습니다.

 

 

한 줄 결론

 

환지처분 후 지급받을 청산금의 지급시기는 원칙적으로 환지처분 공고 다음 날 도래하며, 법령이 정한 분할교부 및 이자 지급 요건 없이 조합 정관이나 내부 결의만으로 지급시기를 유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사건의 개요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오랜 기간 진행되어 온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있었습니다.

사업시행을 위해 설립된 두 토지구획정리조합은 이후 하나의 조합으로 합병되었고, 피고 조합은 2021년 11월 22일 환지처분을 공고하였습니다.

 

환지처분 과정에서 환지를 받지 않고 청산대상자가 된 토지소유자들은 사업시행자로부터 청산금을 지급받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피고 조합의 정관에는 청산금의 징수·교부기간을 환지처분일부터 6개월 이내로 정하면서도, 시행자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기간을 연장하거나 징수·교부방법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조합은 이를 근거로 2022년 8월 청산금의 지급기간을 2023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의했고, 다시 2024년 1월에는 그 기간을 2025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청산금 지급을 위한 재원이 충분하지 않고, 과도 청산금 납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시공사 역시 사업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청산금을 받아야 할 원고들은 조합을 상대로 청산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조합은 “정관과 결의에 따라 아직 지급기한이 도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사건은 대법원까지 이어졌습니다.

 

 

환지처분이란 무엇일까요?

 

이번 판결을 이해하려면 먼저 환지처분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에 따른 환지처분은 사업시행자가 환지계획에 따라 사업구역 내 토지에 새로운 권리관계를 형성하는 행정처분입니다.

 

기존 토지에 관한 소유권관계를 정리하고, 환지계획에 따라 새로운 토지를 교부하는 등의 법적 효과가 발생합니다.

특히, 기존 토지소유자 가운데 환지를 받지 못하고 청산대상자가 되는 사람은 환지처분으로 기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하게 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점에서 환지처분이 환지 없이 청산대상자가 되는 소유자에게는 토지수용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토지소유자에게 지급되는 청산금은 단순히 조합이 형편이 되는 때 지급하면 되는 돈으로 볼 수 없습니다.

실질적으로는 소유권을 상실한 데 따른 경제적 보상과 같은 성격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청산금은 정확히 언제 받을 수 있을까?

 

이번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은 청산금을 환지처분 과정에서 결정하고, 환지처분의 공고가 이루어진 경우 일정한 법적 효과가 발생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청산금은 환지처분 공고가 있은 날의 다음 날 확정되고, 사업시행자는 그 후 확정된 청산금을 징수하거나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규정과 청산금의 성격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환지 없이 청산대상자가 되는 소유자에 대한 청산금 지급채무의 이행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지처분이 공고된 날의 다음 날 도래한다.

즉, 환지처분이 끝난 뒤 조합이 별도로 지급시기를 정해야 비로소 돈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이미 지급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다는 것입니다.

 

 

“조합에 돈이 없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주장은 통할까?

 

이번 사건에서 조합이 실제로 주장했던 내용도 바로 이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조합은 청산금 지급에 필요한 자금이 충분하지 않았고, 과도 청산금 납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시공사도 사업비를 지급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청산금 지급기한을 연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업시행자의 자금 사정만으로 청산금 지급시기를 제한 없이 미룰 수 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법 자체가 청산금 지급이 어려운 경우를 전제로 이미 일정한 예외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분할징수 또는 분할교부 제도입니다.

 

 

법에서 인정하는 것은 ‘마음대로 유예’가 아니라 ‘조건을 갖춘 분할’입니다.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제68조 제2항은 청산금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자를 붙여 분할징수하거나 분할교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시행령도 그 구체적인 방법과 이자에 관한 내용을 정하고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규정의 의미를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환지처분 공고 다음 날 청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하면 사업시행자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이 특별히 예외를 허용한 것입니다.

다만 그 예외는 아무런 조건 없이 지급기한을 늦춰도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분할교부를 하려면 법령에 따른 요건과 방식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청산대상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자도 지급하도록 한 것입니다.

따라서 법이 정한 분할 및 이자에 관한 내용도 없이 단순히

“자금 사정이 어려우니 지급을 2년 미루겠다.”

라고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핵심입니다.

 

 

정관에 지급기한 연장 규정이 있으면 그래도 가능한 것 아닌가요?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이번 판결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조합은 정관에 시행자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청산금의 교부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지급기한을 연장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정관에 그러한 규정이 있다고 해서 상위 법령과 다른 방식으로 청산금 지급시기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법령이 보장하는 청산대상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내용이라면, 그에 따른 정관 규정이나 결의 역시 효력이 인정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특히 분할 및 이자에 관한 규정 없이 오로지 지급채무의 이행기만 유예하는 규약이나 정관은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령에 위배되어 효력이 없고, 이를 근거로 한 결의도 마찬가지라고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청산금 지급을 기다리고 있는 토지소유자가 확인해야 할 것

 

실제 청산금 문제로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단순히 “돈을 아직 못 받았다”는 사실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선 환지처분 공고일이 언제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환지를 받은 사람인지, 아니면 환지 없이 청산대상자가 된 사람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청산금이 언제 확정되었는지, 조합이 어떤 근거로 지급을 미루고 있는지, 정관에 어떤 규정이 있는지 등을 차례로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조합이

자금 사정이 어렵다거나

조합원들이 청산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거나

시공사와 정산 문제가 남아 있다거나

총회 또는 대의원회에서 지급연장을 결의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청산금 지급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사정을 청산금의 지급시기를 일방적으로 연장할 수 있는 근거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환지 및 청산금 사건은 사업 자체가 오래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 사업이 원래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하며 지급 지연을 장기간 감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오래되었다는 것과 청산금 지급을 언제까지 미룰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번 판결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시행자의 재정 상태와 청산대상자의 권리를 분리해서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조합이나 사업시행자에게 실제 자금사정상의 어려움이 존재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이 있다고 해서 법이 정한 지급시기를 내부적인 결의만으로 계속 연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청산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토지소유자라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사건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① 환지처분 공고일 확인 → ② 본인이 환지대상자인지 청산대상자인지 확인 → ③ 청산금액 및 확정시기 확인 → ④ 조합 정관과 청산금 관련 결의 내용 확인 → 

⑤ 조합이 지급을 거부하거나 유예하는 법적 근거 확인 → ⑥ 법령상 분할교부 요건과 이자 지급 여부 확인 → ⑦ 현재 청산금 채권의 이행기가 이미 도래했는지 검토

 

이러한 순서로 살펴보면 단순한 “지급 지연”인지, 아니면 이미 이행기가 도래한 청산금 채권을 조합이 부당하게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 구별할 수 있습니다.

특히 토지구획정리사업처럼 사업이 장기간 이어진 사건에서는 관련 법률과 사업 당시 적용 법령, 환지처분의 시점, 조합 정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하므로 개별 사건의 자료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환지처분이 끝나면 청산금은 바로 받을 수 있나요?

A: 이번 판결의 법리에 따르면 환지 없이 청산대상자가 되는 소유자에 대한 청산금 지급채무의 이행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지처분 공고 다음 날 도래합니다. 대법원은 청산금이 단순한 일반 채무가 아니라 환지처분으로 소유권을 상실한 데 대한 경제적 보상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Q. 조합에 돈이 없으면 청산금 지급을 몇 년 미룰 수 있나요?

A: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청산금 지급시기를 임의로 계속 유예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이자를 붙인 분할교부를 허용하고 있지만, 법령상 요건 없이 단순히 지급시기만 늦추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Q. 조합 정관에 청산금 지급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면 유효한가요?

A: 정관에 규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정관이나 그에 따른 결의가 상위 법령에 위배된다면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분할 및 이자에 관한 법적 요건 없이 오로지 청산금 지급시기만 유예하는 정관이나 결의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Q. 조합 총회나 대의원회에서 지급 연장을 결의했다면 반드시 따라야 하나요?

A: 그 결의가 언제나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조합은 대의원회 등의 결의를 통해 청산금 지급기간을 연장했지만, 대법원은 그 결의가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Q. 청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어떤 자료를 먼저 확보해야 하나요?

A: 환지처분 공고문, 환지계획 및 청산금 산정 관련 자료, 조합 정관, 청산금 지급과 관련한 총회·대의원회 의사록, 조합이 지급을 연기한다고 통보한 자료 등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청산금의 확정시기와 지급시기, 조합이 주장하는 유예 근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2026두30040 판결은 환지처분 이후 청산금을 지급받아야 하는 토지소유자와 사업시행자 사이의 권리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한 판결입니다.

 

대법원이 주목한 것은 단순히 “조합에 돈이 있는가”가 아니었습니다.

환지처분으로 토지소유권을 상실한 청산대상자에게 청산금은 어떠한 성격의 돈이며, 그 지급시기를 사업시행자가 임의로 늦출 수 있는가가 핵심이었습니다.

 

대법원은 환지 없이 청산대상자가 된 소유자에 대한 청산금 지급채무는 원칙적으로 환지처분 공고 다음 날 이행기가 도래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법에서 인정하는 예외적인 방식은 이자를 붙인 분할교부이지, 자금사정 등을 이유로 아무런 조건 없이 지급시기만 미루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환지처분이 오래전에 끝났는데도 청산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면, 단순히 조합의 사정을 기다리기보다 환지처분 공고일, 청산금 확정 여부, 정관 및 지급연장 결의, 법령상 분할교부 요건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조합이 “정관에 연장 규정이 있다”는 이유로 청산금 지급을 장기간 미루고 있다면, 그 규정 자체가 관련 법령에 부합하는지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청산금은 토지소유권을 상실한 데 따른 중요한 재산상 권리인 만큼, 지급시기가 실제로 도래했는지와 조합의 유예 주장이 법적으로 유효한지를 구분하여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more view

법률칼럼

공익사업에 땅을 협의양도했는데 사업인정고시가 없다면? 양도소득세 10% 감면, 대법원의 답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국방시설, 산업단지 조성, 도로 확장 같은 공익사업에 땅을 내주고 보상금을 받으신 분들 중에는 막상 양도소득세 신고서를 받아 들고 당황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정식 수용 절차인 "사업인정고시" 없이 시행자와 협의만으로 소유권을 넘긴 경우, 세무서가 "사업인정고시가 없어 감면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세액감면을 거부하는 사례가 실제로 있었습니다. 최근 대법원이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한 줄 결론

 

공익사업 시행자에게 협의취득 방식으로 토지를 넘긴 경우, 별도의 사업인정고시가 없더라도 양도일로부터 소급하여 2년 이전에 취득한 토지라면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77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양도소득세 10% 감면을 받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6. 9. 3. 선고 2026두30681 판결).

 

  사건의 재구성

 

원고는 파주시 소재 토지를 1998년과 2005년에 각각 취득해 보유해 왔습니다. 국방시설본부장은 국방·군사시설부지 매입사업의 시행자로서 2022년 3월 이 사업에 편입된 토지에 대한 보상계획을 공고했고, 원고는 같은 해 5월 대한민국과 총 43억 9,790만 원 상당의 손실보상협의계약을 맺고 소유권을 넘겼습니다(협의취득).

 

원고는 처음에는 이 토지를 비사업용 토지로 보아 10% 추가세율을 적용해 양도소득세 약 13억 8,700만 원을 신고·납부했습니다. 이후 "사업용 토지이므로 추가세율이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며 경정청구를 냈고, 세무서는 사업용 토지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 토지에 대해서는 사업인정고시가 없었다"는 이유로 공익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세 감면(구 조세특례제한법 제77조 제1항)은 적용하지 않은 채, 감면분과 무관한 세액 약 1억 8,200만 원만 환급했습니다. 원고는 나머지 환급 거부 부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1심격인 서울고등법원(2026. 2. 6. 선고 2025누4120 판결)에 이어 대법원까지 다투게 됐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세무서(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결론지었습니다. 핵심 근거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협의취득은 형식은 사법상 매매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 수용과 같은 공법적 기능을 수행합니다. 토지소유자가 협의에 불응하면 결국 수용을 당하게 된다는 점에서, 협의취득과 수용을 세제 혜택에서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봤습니다.

 

둘째, 조세특례제한법 제77조 제1항은 제1호에서 "양도"라는 포괄적 표현을 써서 협의취득을 포함하고 있고, "수용"이라는 표현은 별도로 제3호에 두고 있습니다. 즉 제1호는 애초에 사업인정고시라는 수용 전(前) 절차의 존재를 전제하지 않는 규정이라는 것입니다.

 

셋째, 조문 괄호 안의 "사업인정고시일(고시일 전에 양도하는 경우에는 양도일)"이라는 문구는 2년 보유기간을 계산하는 기준시점을 정한 것일 뿐, 사업인정고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요건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업인정고시가 있어야만 감면된다고 해석하면, 공익사업에 일찍 협조해 협의로 넘긴 토지주가 끝까지 버티다 수용당한 토지주보다 불리해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깁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① "협의취득 = 감면 불가"라는 세무서 처분은 다퉈볼 여지가 큽니다. 사업인정고시의 유무가 아니라, 양도일로부터 소급 2년 이전에 취득했는지가 실질적인 감면 요건입니다.

 

② 경정청구가 거부되었다고 끝이 아닙니다. 이번 사건처럼 조세심판·행정소송을 통해 처분이 뒤집힐 수 있으므로, 거부 사유가 법리적으로 타당한지 먼저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 감면율과 적용 대상 등 세부 요건은 개정이 잦은 영역입니다. 이 판결은 2023. 12. 31.까지의 양도소득에 적용되는 구법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현재는 감면율이나 적용기한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실제 보상·수용 절차를 진행 중이시라면 양도 시점 기준의 최신 조세특례제한법 규정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사업인정고시가 아예 없었는데도 양도소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나요?

A: 네. 대법원은 협의취득으로 토지를 양도한 경우 별도의 사업인정고시가 없더라도, 양도일로부터 소급해 2년 이전에 취득한 토지라면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77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10% 세액감면이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Q. 세무서가 감면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먼저 경정청구로 다투고, 거부처분을 받으면 조세심판원 심판청구나 행정소송을 통해 불복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세무서의 법령 해석이 잘못됐다면 소송에서 뒤집힐 수 있습니다.

 

Q. 협의취득과 수용은 세금 계산이 다른가요?

A: 2년 이상 보유, 공익사업 시행자에게 양도라는 핵심 감면 요건은 동일합니다. 다만 협의취득의 경우 사업인정고시 존재 여부가 감면의 필수 요건이 아니라는 점이 이번 판결로 명확해졌습니다.  

Q. 보유기간(2년)은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하나요?

A: 사업인정고시가 있다면 고시일, 없다면 실제 양도일을 기준으로 그로부터 소급해 2년 이전에 취득했는지를 따집니다. 통상 등기부등본상 소유권이전등기일을 취득일로 봅니다.

 

 

공익사업에 땅을 내주는 방식이 협의취득이든 수용이든, 세무서가 사업인정고시의 유무만으로 양도소득세 감면을 거부하는 것은 위법할 수 있다는 점을 대법원이 명확히 했습니다. 이미 감면을 거부당한 채 환급을 포기하신 분이 계시다면, 경정청구 기한이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본 칼럼은 최신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울산지방법원 앞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와 정승원 변호사가 직접 분석하여 제공하는 법률 지식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권리 구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방문 상담을 권장합니다.

more view

법률칼럼

아이들끼리 한 번 밀친 것도 학교폭력일까? - 대법원이 제시한 ‘학교폭력’ 판단 기준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다툼이 생겼습니다.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밀었고, 상대방이 넘어지면서 다쳤다면 이것은 당연히 학교폭력일까요?

반대로 가해학생이 초등학교 저학년이고, 장난이나 우발적인 행동에 가까웠다면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을까요?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이처럼 “실제로 신체적 행위가 있었는가”와 “그 행위를 법적으로 학교폭력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가”를 구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9월 3일 선고한 2026두30954 판결에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다른 학생을 밀어 상해를 입힌 사안에 대해 그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면서, 학교폭력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행위의 외형만 볼 것이 아니라 발생경위, 행위의 정도, 학생들의 연령과 관계, 보호와 교육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판결은 어린 학생들 사이의 다툼이 발생했을 때 학교폭력 절차가 언제 개입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한 줄 결론

 

학생 사이에 신체적 행위나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학교폭력이 되는 것은 아니며, 학생의 연령·행위의 경위·정도·전후 사정과 선도·교육의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은 2023년경 같은 초등학교 1학년 3반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었습니다. 문제가 된 사건은 방과 후 배드민턴 수업시간에 학교 다목적실에서 발생했는데,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단상 아래로 밀었고, 그 과정에서 피해학생에게 신체적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해당 행위가 피해학생에게 신체적 피해를 입힌 행위로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가해학생에 대해서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조치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장은 심의위원회의 요청을 받아 실제로 서면사과 조치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가해학생 측은 이러한 조치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경위와 학생의 연령, 행위의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행위를 구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한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기존에 이루어진 서면사과 조치를 취소하였습니다.

이에 피해학생 측이 행정심판위원회의 이러한 재결이 잘못되었다며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사건은 1심과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2026년 9월 3일, 이 사건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다쳤으니 학교폭력”이라고 단순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이번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구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을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폭행 등으로 인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겉으로만 보면 상대방을 밀어 신체적 피해가 발생한 이 사건 역시 학교폭력의 문언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법 조문의 문언에 형식적으로 맞는지만으로 학교폭력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학교폭력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정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행위의 경중

행위가 발생한 경위

행위 전후의 상황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관계

학생들의 연령

피해학생 보호의 필요성

가해학생 선도·교육의 필요성

 

즉, 학교에서 발생한 모든 신체적 충돌을 일률적으로 학교폭력으로 처리하는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왜 일반적인 폭력과 다르게 접근할까?

 

대법원이 이런 판단을 한 이유에는 학교폭력예방법의 입법목적이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단순히 가해학생을 제재하기 위한 법이 아닙니다.

법률은 피해학생의 보호뿐만 아니라 가해학생의 선도·교육, 그리고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사이의 분쟁조정까지 법의 목적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학교폭력 사건의 당사자는 성장과정에 있는 학생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폭력사건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과 같이 인지능력과 판단능력이 아직 발달하는 과정에 있는 학생이라면 그 연령과 발달단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같은 행동이라도 성인 사이에서 발생한 폭행과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한 행동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중요한 전제입니다.

 

 

그렇다면 어린 학생이 한 행동은 학교폭력이 아니라는 뜻일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판결을 “초등학교 저학년은 학교폭력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이 말한 것은 연령이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학교폭력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연령을 포함한 여러 사정을 반드시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학교폭력이 학생의 학습과 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학교폭력 가해학생에게는 서면사과부터 접촉금지, 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등의 다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학교폭력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어린 학생이니까 학교폭력이 아니다.”

도 아니고,

“학생을 밀어서 다쳤으니 무조건 학교폭력이다.”

도 아닙니다.

 

핵심은 구체적인 사건의 맥락입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왜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보았을까?

 

원심은 해당 행위가 당시 만 7세에 불과했던 학생을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를 통해 선도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정도에 이르렀거나 학교폭력으로 의율해야 할 정도의 행위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의 판단이 앞서 제시한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판결문에는 개별 사실관계와 사정들이 기록되어 있지만, 중요한 것은 대법원이 단순히 결과적으로 신체적 피해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학교폭력이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해당 행위가 발생한 상황과 행위의 정도, 학생의 연령 및 교육적 필요성 등을 종합해 학교폭력 해당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행위’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실무에서 학교폭력 사건을 검토할 때 가장 흔히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문제가 된 행동 하나만 떼어놓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밀었다.”

“맞았다.”

“다쳤다.”

라는 사실만으로 사건 전체를 평가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그 전에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학생들이 서로 어떤 관계였는지, 해당 행동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인지, 반복적인 괴롭힘의 일부였는지 등에 따라 법적 평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같은 “밀었다”라는 행동이라 하더라도 친구들 사이의 순간적인 신체충돌인지, 지속적으로 상대방을 괴롭히던 과정에서 나온 행동인지, 여러 학생이 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동인지, 이미 갈등이 누적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인지에 따라 사건의 성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바로 이런 맥락 중심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피해학생 입장에서도 이 판결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판결이 피해학생 보호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법원 역시 학교폭력예방법의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가 피해학생의 보호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학생 측에서는 “상대방이 어린 학생이니 학교폭력이 아니다”라고 미리 판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피해의 정도와 발생 경위, 반복성, 관계, 사건 이후의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단 한 번의 행동처럼 보이더라도 그 이전에 유사한 행동이 반복되었다면 전체 경위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피해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아이에게 맞았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행위가 왜 학교폭력으로 평가되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자료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학교폭력 조치를 받은 측에서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가해학생 측에서는 학교폭력 신고나 심의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조치가 정당하다고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판결처럼 학교폭력 해당 여부 자체가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음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사건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행위 직전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행위의 정도가 어느 정도였는가

행위가 단순한 순간적인 충돌인지, 반복적이고 의도적인 행동인지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학생들의 연령과 관계는 어떠한가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사건이라면 대법원이 강조한 연령 및 인지·판단능력의 발달 정도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사건 전후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가

사건 직후의 대응, 사과나 화해 여부, 갈등의 경위 등도 전체적인 평가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실제로 학교폭력 조치를 통해 선도·교육할 필요성이 있는 사건인가

이번 판결에서 특히 강조된 부분입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이번 판결에서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학교폭력 사건에서 ‘행위의 존재’와 ‘학교폭력 해당 여부’를 구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행위 자체가 있었다는 사실과 그 행위에 대하여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를 하는 것이 정당한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학교폭력 심의나 행정심판·행정소송을 검토할 때에는 단순히 CCTV나 학생 진술에서 특정 행동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질문이 중요합니다.

 

왜 그 행동이 발생했는가?

그 행동은 어느 정도의 강도였는가?

한 번의 우발적인 행동인가, 반복된 행동인가?

학생들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었는가?

학생의 연령과 발달단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는가?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교육이라는 학교폭력예방법의 목적에 비추어 실제로 학교폭력 조치가 필요한 사안인가?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바로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의 대상과 쟁점을 정확히 설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번 판결에서도 원고가 주장한 별도의 쟁점에 대해 대법원은 원심이 “학교폭력에 해당함에도 조치를 하지 않을 재량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해당 행위 자체가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정리했습니다.

따라서 학교폭력 사건을 다툴 때에는 상대방의 주장에 단순히 반박하는 것보다 행정청의 판단이 어떤 법적 전제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정확히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아이가 다른 아이를 밀어서 다치게 했다면 무조건 학교폭력인가요?

A: 무조건 그렇다고 할 수 없습니다. 행위가 학교폭력의 외형적 요건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행위의 경중, 발생경위, 전후 사정, 학생들의 연령과 관계, 피해학생 보호 및 가해학생 선도·교육의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이러한 기준에 따라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Q. 초등학교 1학년처럼 어린 학생도 학교폭력 조치를 받을 수 있나요?

A: 연령이 낮다고 해서 학교폭력예방법이 당연히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학생의 연령과 인지·판단능력의 발달 정도는 학교폭력 여부와 선도·교육의 필요성을 판단할 때 고려할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Q. 아이가 한 번 실수로 한 행동이라면 학교폭력이 아닌가요?

A: “한 번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한 번의 행동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학교폭력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행위의 경위와 정도, 전후 사정, 학생들의 관계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피해자가 실제로 다쳤다면 그 피해 사실만으로 학교폭력 조치를 받을 수 있나요?

A: 신체적 피해는 중요한 판단요소이지만 그것만으로 학교폭력 여부가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학교폭력 여부를 판단할 때 행위 자체뿐 아니라 법률의 목적과 학생의 특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Q. 학교폭력 조치를 받은 뒤에도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나요?

A: 구체적인 조치와 처분의 성격, 사건의 진행 단계에 따라 가능한 불복방법과 기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조치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처분서와 심의 과정, 사실관계 및 증거를 확인한 뒤 적절한 불복절차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CCTV만 있으면 충분한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CCTV는 행위 자체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지만, 해당 행동이 발생한 경위와 전후 상황, 학생들 사이의 관계, 반복성이나 갈등의 배경 등을 모두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 진술, 교사 기록, 문자나 대화 내용 등 다른 자료와 함께 전체적인 사실관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 2026두30954 판결이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학교에서 신체적 충돌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 행위가 법적으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는 판단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학교폭력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행위의 외형만 볼 것이 아니라 발생경위와 정도, 전후 상황, 학생들의 연령과 관계, 피해학생 보호 및 가해학생의 선도·교육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사이의 사건이라면 학생의 발달단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판결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다만, 이 판결을 “어린 학생의 행동은 학교폭력이 아니다”라고 단순화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는 행위의 내용과 반복성, 피해 정도, 사건의 경위와 관계, 사건 전후의 정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폭력 신고를 당했거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조치를 받은 상황이라면, 단순히 “아이가 그 행동을 했는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학교폭력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건이었는지를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학생 측에서도 “아이를 밀었으니 학교폭력”이라는 표현만으로 접근하기보다, 해당 행위가 발생한 전체 경위와 피해의 내용, 반복성 및 관계를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학교폭력 해당성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폭력 사건은 심의 단계에서의 사실관계 정리뿐 아니라 이후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단계부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증거가 있는지, 그 사실관계가 학교폭력의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구분해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more view

법률칼럼

지역주택조합 분담금, 승소 판결을 받고도 못 돌려받는 이유 - 신탁사의 '자금집행 보류' 조항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지역주택조합 분담금 반환을 명하는 판결이나 화해권고결정을 받았더라도, 조합의 자금을 관리하는 신탁회사를 상대로 채권압류·추심명령만 받으면 곧바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대법원은 신탁회사가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에 정한 '자금집행 보류' 조항을 들어 압류채권자에게도 대항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다203000 판결).

 

 

사건의 재구성

 

원고들은 한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조합가입계약을 맺고 분담금을 납부했습니다. 이후 조합가입계약이 무효라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제기해, 분담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받았고 이는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조합 자체에는 돈이 없었고, 실제 자금은 조합이 신탁회사(피고)와 맺은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에 따라 신탁회사 명의 계좌에 예치되어 있었습니다. 이 계약은 자금집행 순서를 정하면서 조합원 환불금 등을 원칙적으로 최우선순위로 두었지만(제13조 제4항), 동시에 "향후 현금수지 부족이 예상되거나 선순위 자금 집행에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신탁회사가 자금집행을 보류할 수 있도록 하는 단서 조항(제13조 제6항)도 두고 있었습니다.

 

원고들은 조합이 신탁회사에 대해 갖는 채권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신탁회사를 상대로 직접 추심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과 원심(대구지방법원 2026. 3. 26. 선고 2025나302871 판결)은 모두 원고 승소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의 결론은 달랐습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핵심 법리는 이렇습니다. 지역주택조합 등이 신탁업자와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을 체결하는 이유는 조합원 분담금의 임의 집행을 막고 투명성·적법성을 담보하기 위함입니다. 조합의 채권자가 조합이 신탁업자에 대해 갖는 채권에 채권압류·추심명령을 받아 추심금을 청구하는 경우, 신탁업자는 채권이 압류되기 전 조합에게 대항할 수 있었던 사유를 압류채권자에게도 그대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계약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계약상 최우선순위로 정해진 항목은 조합원 환불금뿐 아니라 세금·부담금·신탁보수 등도 포함되어 있었고, 조합 관련 채권자의 압류·가압류가 발생하면 자금집행을 유보할 수 있다는 조항까지 함께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구조에 비추어 대법원은, 이 사건 조항이 조합원 환불금에도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신탁계좌 잔액이 약 2억 7,140만 원인 반면 조합 관련 권리제한사항(압류 등) 총액은 약 34억 149만 원에 달했던 사정을, "향후 현금수지 부족이 예상되는 경우"에 해당하는 중요한 근거로 판단했습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① 판결·화해권고결정은 '조합'을 상대로 한 것일 뿐입니다. 조합 자체에 재산이 없다면, 확정된 결정문만으로는 실제 회수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탁계좌에 대한 채권압류·추심명령은 그 다음 단계에서 필요한 절차입니다.

 

② 채권압류·추심명령을 받아도 신탁회사의 항변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이번 판결처럼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에 자금집행 보류조항이 있다면, 신탁회사는 압류 전 조합에게 주장할 수 있었던 사유를 그대로 압류채권자에게도 내세울 수 있습니다. 압류·추심명령 신청 전, 가능하다면 해당 계약서의 내용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③ 회수 경로를 하나로만 좁히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탁회사에 대한 추심이 막히더라도, 조합 자체의 다른 재산, 업무대행사에 대한 청구, 경우에 따라서는 조합 임원의 개인적 책임 등 대체 경로를 함께 검토해야 실제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지역주택조합에서 분담금을 돌려받기로 확정판결이나 화해권고결정을 받았는데, 왜 실제로 돈을 못 받는 경우가 생기나요?

A: 지역주택조합은 대개 조합원 분담금을 신탁회사 등 별도의 자금관리기관 계좌에 예치해 관리합니다. 확정판결·화해권고결정은 '조합'을 상대로 한 것일 뿐이므로, 조합에 별다른 재산이 없다면 그 자체만으로 돈을 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채권자들은 조합이 신탁회사에 대해 갖는 채권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신탁회사에 직접 지급을 청구하는데, 최근 대법원은 이 경우에도 신탁회사가 계약상 자금집행 보류 사유를 들어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Q. 신탁회사에 채권압류·추심명령을 하면 무조건 돈을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신탁업자가 압류 전 조합에 대항할 수 있었던 사유, 즉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에 정한 항변 사유를 압류채권자에게도 그대로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계약 내용과 계좌 잔액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압류·추심명령만으로 회수가 보장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Q. '자금집행 보류' 조항은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적용되나요?

A: 이번 사건의 계약서는 조합원 환불금뿐 아니라 세금·부담금·신탁보수 등도 함께 최우선순위로 정하면서, 조합이나 업무대행사의 채권자로부터 압류·가압류 등이 발생하면 자금집행을 보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신탁계좌 잔액이 권리제한사항 총액에 크게 못 미치는 사정을 근거로 보류 사유를 인정했습니다. 결국 조항의 구체적 문언과 계좌 잔액·채무 규모를 함께 살펴야 적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Q.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기 전, 이런 분쟁을 피하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A: 조합가입계약서뿐 아니라, 조합과 신탁회사 사이의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에서 자금집행 순서와 보류 사유가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합원 환불금이 최우선순위'라는 문구만 보고 안심하기보다, 그 뒤에 예외적으로 집행을 보류할 수 있는 단서 조항이 있는지, 그 조건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지는 않은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Q. 이미 판결을 받았는데 신탁회사가 지급을 거절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신탁회사가 내세우는 보류 사유가 계약상 요건을 실제로 충족하는지, 신탁계좌의 실제 잔액과 권리제한사항 규모 등 구체적 사실관계를 근거로 다퉈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조합 자체의 다른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나 업무대행사·조합 임원에 대한 책임 추궁 등 대체적인 회수 경로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실제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지역주택조합 분담금 분쟁은 "소송에서 이기는 것"과 "실제로 돈을 받는 것"이 별개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이번 대법원 판결이 잘 보여줍니다. 확정판결이나 화해권고결정을 받은 이후에도, 자금이 신탁회사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면 그 계약서에 담긴 자금집행 보류조항까지 함께 검토해야 실효적인 회수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본 칼럼은 최신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울산지방법원 앞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와 정승원 변호사가 직접 분석하여 제공하는 법률 지식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권리 구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방문 상담을 권장합니다.

more view

법률칼럼

해외에 거주하는 피고인에게 공시송달하고 재판을 진행해도 될까? - 대법원 2022도924 판결이 보여준 형사재판의 핵심 원칙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면 재판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법원이 피고인의 국내 주소지로 서류를 보냈는데 송달되지 않았고, 검사가 주소를 보정하기 어렵다고 통보했다면 곧바로 공시송달을 하고 재판을 진행해도 될까요?

또, 해외에 있는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법원이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대해서까지 증거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2026년 8월 13일 선고한 2022도924 자동차불법사용 사건에서 이러한 절차를 엄격하게 제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해외거주 피고인의 송달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원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차적 전제조건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한 줄 결론

 

피고인의 실제 해외 주소를 알고 있거나 기록상 확인할 수 있다면, 단순히 국내송달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공시송달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적법한 소환 없이 진행된 불출석재판에서 이루어진 증거동의간주와 증거조사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인정될 수 없습니다.

현재 형사소송법도 공시송달을 피고인의 주거·사무소·현재지를 알 수 없는 경우 또는 피고인이 재판권이 미치지 않는 장소에 있으면서 다른 방법으로 송달할 수 없는 경우에 한정하고 있습니다.

 

 

사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 사건의 피고인들은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원심법원은 사건이 접수된 뒤 피고인들과 변호인에게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를 국내우편으로 발송했습니다.

변호인에게는 정상적으로 송달되었지만 피고인들에게는 수취인불명으로 송달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소송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들의 현재 거주지가 캐나다로 기재되어 있었고, 실제로 피고인들이 과거 제1심에서 캐나다 주소지로 공판기일 소환장을 받아본 사실까지 확인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사가 피고인들의 주소를 보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통보하자 원심법원은 별도의 확인 조치를 하지 않고 곧바로 공시송달을 결정했습니다.

 

대법원은 바로 이 부분을 문제 삼았습니다.

기록상 피고인들이 거주하는 캐나다 주소지가 드러나 있었으므로, 그 주소지를 이용한 외국송달을 먼저 시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시송달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시송달은 일반적인 송달방법이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63조는 공시송달의 원인을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행 중인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은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와 현재지를 알 수 없는 때 공시송달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피고인이 재판권이 미치지 않는 장소에 있는 경우에도 다른 방법으로 송달할 수 없는 때에 한하여 공시송달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다음과 같은 사정만으로 공시송달을 할 수 있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피고인이 외국에 살고 있다.”

“국내 주소지로 우편송달이 되지 않았다.”

“검사가 주소보정을 하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적법한 송달방법이 존재하는지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캐나다 주소가 기록상 드러나 있었기 때문에, 대법원은 외국송달을 시도해보지도 않은 채 이루어진 공시송달을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시송달이 잘못되면 단순한 송달 하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번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원심법원이 공시송달을 했고 그 효력이 발생했다면, 일반적으로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등 소송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시송달 자체가 부적법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부적법한 공시송달에 기초한 소송기록 접수통지도 부적법하므로, 공시송달의 효력 발생일로부터 20일이 지나더라도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진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더구나 원심법원이 이후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를 피고인들에게 적법하게 다시 송달한 사실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들에게는 여전히 항소이유서를 제출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기간이 지나기도 전에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이것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소송절차상의 법령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중요한 이유

 

형사재판에서 항소심은 단순히 제1심 재판을 다시 처음부터 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적법한 기간 내 제출한 항소이유서를 기초로 항소심이 심판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항소이유서를 제출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중요한 절차적 권리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원심법원은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항소심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재판 진행이 피고인과 변호인이 법이 보장한 기간 동안 항소이유서를 제출할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송달의 적법성은 형식적인 행정절차가 아니라 피고인의 방어권과 직접 연결되는 문제인 것입니다.

 

 

더 중요한 문제: 피고인 없이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가?

 

이번 사건의 두 번째 핵심 쟁점입니다.

형사소송법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365조도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경우 다시 기일을 정하고,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피고인에 대한 소환이 적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고인이 적법하게 소환되었는데도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하여 출석하지 않은 것과 애초에 피고인에게 제대로 소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석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바로 이 차이를 엄격하게 구별했습니다.

 

 

6. 적법한 소환 없이 진행한 불출석재판은 어떻게 될까?

 

제1심에서 피고인들은 제5회와 제6회 공판기일에 대한 소환장을 적법하게 송달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제7회 공판기일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에게 적법하게 소환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제1심법원은 제7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들의 불출석 상태로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제8회, 제9회 공판기일로 절차가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제7회 공판기일 자체가 적법한 소환 없이 진행된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그 결과 제7회 공판기일에서의 불출석재판이 부적법하고, 그 공판기일에서 이루어진 제8회 공판기일의 구두 고지도 효력이 없으며, 그에 따라 제8회 공판기일에서의 불출석재판 역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그 다음 제9회 공판기일에서 이루어진 불출석재판 역시 적법한 소환을 전제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왜 증거동의까지 문제가 되었을까?

 

형사재판에서는 검사가 제출한 모든 자료가 자동으로 유죄의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증거가 법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에 관한 별도의 절차적 규율이 적용됩니다.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은 피고인의 출정 없이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 경우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일정한 경우 증거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리인 또는 변호인이 출석한 경우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았는가?”가 아니라 “피고인의 출석 없이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 적법한 상황이었는가?”

이번 사건에서는 바로 그 전제가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제7회 이후의 불출석재판 자체가 부적법했고, 따라서 그 상태에서 이루어진 증거동의간주와 증거조사도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변호인이 출석했다고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는 제1심에서 일정 시점까지 피고인들의 변호인이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그러나 변호인이 출석했다는 사실만으로 적법하지 않은 불출석재판이 적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불출석재판을 할 수 있는 법적 요건부터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는 적법한 공판기일 소환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불출석재판의 전제 자체가 무너졌습니다.

따라서 형사사건에서 변호인이 선임되어 있다는 사실과 피고인에게 적법한 소환이 이루어졌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이 요구한 조치는 무엇이었을까?

 

대법원이 단순히 “절차가 잘못되었다”고만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원심법원으로서는 피고인들과 증인 등에 대해 다시 공판기일을 정하고, 공판기일 소환장과 관련 통지를 형사사법공조절차를 통해 외국송달한 뒤 적법한 증거조사절차를 새롭게 진행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과거에 잘못 진행된 절차를 단순히 기록으로 이어받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그 절차를 다시 적법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환송했습니다.

 

 

이 판결이 해외 거주 피고인에게 특히 중요한 이유

 

해외에 거주하는 피고인의 형사사건에서는 국내 사건보다 송달 문제가 훨씬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주소가 실제로 어디인지, 해외송달이 가능한지, 형사사법공조절차가 필요한지, 어느 공판기일에 어떤 방식으로 소환되었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재판절차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에 실제 주소가 존재하는 경우

단순히 국내 주소지 송달이 실패했다는 이유로 공시송달이 이루어졌다면 공시송달의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판기일이 여러 차례 변경된 경우

새롭게 지정된 공판기일에 피고인에게 다시 적법하게 소환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피고인은 해외에 있는데 변호인만 출석한 경우

변호인의 출석만으로 모든 불출석재판 절차가 적법해지는 것은 아니므로 소환관계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증거동의간주가 이루어진 경우

해당 공판기일에서 피고인 없이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 법적 전제가 실제로 갖추어졌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이번 판결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형사사건의 절차를 결과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심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되고 항소심에서 항소기각 판결까지 선고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소송상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는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해외 거주 사건에서는 다음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① 법원이 알고 있던 피고인의 주소 → ② 각종 송달의 시도와 결과 → ③ 공시송달 결정의 시점 → ④ 공시송달 취소 여부 → ⑤ 실제 외국송달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 ⑥ 각 공판기일에 대한 적법한 소환이 있었는지 → ⑦ 피고인의 실제 출석 여부 → ⑧ 불출석재판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 ⑨ 증거동의간주 및 증거조사가 언제 이루어졌는지

 

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중요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된다면, 단순히 유죄판결의 내용만 검토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사건에서도 실체적인 자동차불법사용죄의 성립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에 앞서, 항소심의 송달과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그리고 제1심의 불출석재판과 증거조사의 적법성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 자체가 파기되었습니다.

따라서 해외 체류 중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거나 이미 판결이 선고된 사건이라면, “무슨 죄로 유죄가 되었는가”뿐 아니라 “그 재판이 적법한 절차로 진행되었는가”도 반드시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해외에 거주하는 피고인은 공시송달로 재판을 진행할 수 없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해외 거주 자체만으로 공시송달이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피고인의 해외 주소를 알고 있고 다른 방법으로 송달할 수 있는 경우라면, 그 방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공시송달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63조도 해외 등 재판권이 미치지 않는 장소에 있는 경우에는 다른 방법으로 송달할 수 없는 때를 전제로 공시송달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Q. 해외 주소로 한 번 우편이 반송되면 바로 공시송달을 할 수 있나요?

A: 반송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항상 공시송달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주소를 알고 있거나 기록상 확인할 수 있고 적법한 외국송달 등의 방법이 가능하다면, 그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캐나다 주소가 기록에 나타나 있었는데도 별도의 외국송달 시도 없이 공시송달을 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Q. 피고인이 법정에 두 번 나오지 않으면 무조건 피고인 없이 재판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았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적법한 소환을 받았는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았는지 등 법률상 전제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65조는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다시 기일을 정하도록 하고, 다시 정한 기일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피고인이 불출석하면 검사 제출 증거에 동의한 것으로 처리될 수 있나요?

A: 적법하게 피고인의 출석 없이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2항에 따라 증거동의가 간주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전제인 불출석재판 자체가 적법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불출석재판의 전제가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증거동의간주와 증거조사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Q. 1심에서 이미 유죄판결을 받았다면 송달 문제를 나중에 다툴 수 없나요?

A: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사건의 진행과정에서 중대한 소송절차 위법이 있었고 그것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면 항소나 상고를 통해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판결 결과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실제 소환·송달 및 공판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었는지를 사건기록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해외에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데 법원에 직접 출석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단순히 불출석하는 것보다 먼저 송달관계와 공판기일, 출석의 필요성, 변호인의 소송행위 범위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해외 거주 사건에서는 공판기일 소환이 실제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법원 2022도924 판결은 자동차불법사용죄의 실체법적 판단보다 형사재판의 기본적인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보여주는 판결입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크게 두 가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첫째, 피고인의 해외 주소를 알고 있고 외국송달 등 다른 송달방법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바로 공시송달을 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피고인에게 적법한 소환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 이후의 불출석재판과 증거동의간주, 증거조사도 적법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현재 형사소송법 역시 공시송달의 요건을 제한하고 있고, 피고인의 불출석재판과 증거동의간주 역시 각각 별도의 법적 요건을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해외 체류 중 형사사건의 판결을 받았거나, 본인이 법정에 출석하지 못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된 사건이라면 유죄인지 여부만큼이나 송달과 소환, 불출석재판, 증거조사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미 판결이 선고된 사건이라면 공판기일별 소환장, 송달자료, 공시송달 결정 및 취소자료, 변호인의 출석관계와 증거조사조서를 순서대로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more view

법률칼럼

검찰수사관이 조사한 사건, 다른 검사가 기소하면 위법할까 -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로 본 수사·기소 분리 원칙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한 줄 결론]

 

검찰수사관이 사건 조사에 착수한 시점에 이미 수사가 개시된 것으로 보므로, 이후 다른 검사가 사건을 넘겨받아 기소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공소제기가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다만 이는 유·무죄를 확정한 판결이 아니라,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원심으로 돌려보낸 절차적 판단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사건의 재구성

 

한 대학교 미술대학원 원장으로 재직하던 피고인은 2019년, 지도하던 대학원생으로부터 현금 3,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설치된 대학의 교원은 청탁금지법(이른바 '김영란법')상 '공직자등'에 해당하여, 직무관련성이나 명목을 불문하고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 또는 연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감사원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수사를 요청했고, 서울중앙지검 검찰수사관이 검사의 지휘를 받아 참고인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등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사건은 다른 검사에게 송치되었고, 그 검사가 추가 조사를 거쳐 기소했습니다.

 

원심(2심)은 이 기소 절차 자체를 문제 삼았습니다.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은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데, 원심은 실제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한 두 번째 검사가 사실상 수사를 개시한 검사라고 보았고, 그 검사가 직접 기소까지 한 것은 수사와 기소의 주체를 분리하려는 위 조항의 취지에 반한다며 공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핵심은 '수사개시'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가입니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이 검사의 지휘를 받아 참고인 조사나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등 실질적인 수사행위에 착수한 시점에 이미 수사가 개시된 것으로 보아야 하며, 검찰수사관의 수사는 어디까지나 지휘한 검사의 수사를 보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최초로 검찰수사관을 지휘해 조사에 착수하게 한 검사가 1차적 수사를 담당한 검사이고, 이후 사건을 송치받아 추가 조사 후 기소한 검사는 별개의 인물입니다. 따라서 기소한 검사 입장에서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를 기소한 것이 아니므로,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위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를 뒷받침하는 선례로 2025. 9. 25. 선고 2025도6707 판결과 2026. 7. 9. 선고 2026도2366 판결을 인용하며, 원심이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파기환송했습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① '수사개시' 시점은 실제 조사 착수 시점입니다. 검찰수사관이 진술조서·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기 시작한 순간, 그 조사를 지휘한 검사가 이미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봅니다. 나중에 별도의 검사가 사건기록을 넘겨받아 형식적으로 조서를 다시 작성했다고 해서 수사개시 시점이 뒤로 밀리지 않습니다.

 

②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는 위법이 아닙니다.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이 금지하는 것은 '동일한 검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수사와 기소를 모두 직접 담당하는 경우입니다. 사건이 다른 검사에게 정상적으로 송치되어 처리된 경우라면, 오히려 이 조항이 지향하는 수사·기소 분리의 취지에 부합할 수 있습니다.

 

③ 절차적 하자는 여전히 유효한 방어수단입니다. 이번 판결은 이 사건에서 절차 위반이 없었다고 본 것일 뿐, 수사·기소 분리 원칙 자체를 무력화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동일한 검사가 수사개시부터 기소까지 담당한 사안이라면 공소기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형사사건 초기 단계에서 수사 개시 경위와 지휘·송치 관계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방어전략의 출발점입니다. 울산지방법원과 양산시를 관할하는 형사사건에서도 동일한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대학교수도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적용을 받나요?

A: 예. 고등교육법에 따라 설치된 대학의 교원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등'에 해당하여, 직무관련 여부나 금품의 명목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 또는 연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Q2. 검찰수사관이 조사했는데 나중에 다른 검사가 기소했습니다. 이 기소는 무효인가요?

A: 원칙적으로 무효가 아닙니다. 검찰수사관의 조사는 지휘 검사의 수사로 간주되므로, 그 지휘 검사가 아닌 별도의 검사가 사건을 송치받아 기소하더라도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이 금지하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한 기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Q. 그렇다면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은 실제로 언제 문제가 되나요?

A: 수사를 개시한 바로 그 검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수사하고 동일한 검사가 공소까지 제기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수사 개시 검사와 기소 검사가 다른 이 사건과 같은 경우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Q. 이런 절차적 문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수사 개시 시점, 지휘 관계, 송치 경위 등 수사기록을 면밀히 검토해 절차적 하자를 조기에 주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차 위반이 인정되면 공소기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형사사건 초기 단계부터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검찰수사관의 조사 착수 시점을 곧 검사의 수사개시 시점으로 본다는 점, 그리고 수사와 기소를 담당한 검사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공소제기가 위법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사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다시 심리가 진행됩니다. 수사·기소 절차의 적법성은 형사사건 방어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으므로, 절차상 의문이 있다면 초기에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본 칼럼은 최신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울산지방법원 앞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와 정승원 변호사가 직접 분석하여 제공하는 법률 지식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권리 구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방문 상담을 권장합니다.

more view

법률칼럼

차량 명의나 소유관계상 권한을 이용해 상대방의 영업을 막았다면 업무방해죄가 될 수 있을까?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상대방과 차량이나 사업 운영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했을 때, “그 차량은 내 명의이거나 내가 지분을 가지고 있으니 내가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차량이 상대방의 영업이나 사업 운영에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명의나 소유관계상 지위를 이용해 차량의 등록·신고와 관련된 조치를 취하여 상대방이 영업을 계속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단순한 민사상 권리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2026도2207 업무방해, 명예훼손)은 최근 어린이집 통학버스 신고필증을 임의로 반납한 행위에 대하여 실제로 이러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한 줄 결론

 

자신에게 차량이나 행정상 절차와 관련된 일정한 권한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방해죄가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권한을 이용한 행위가 상대방의 자유로운 업무수행을 제압하거나 곤란하게 할 정도의 세력이었다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업무방해죄에서는 상대방의 업무가 완전히 중단되었는지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업무방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업무가 방해될 위험이 발생하면 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사건은 어떻게 발생했을까?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들의 통학을 위해 특정 스타렉스 차량을 어린이통학버스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차량의 99% 지분이 피해자가 아니라 피고인의 아들 명의로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이러한 차량의 소유관계상 지위를 이용하여 관할 경찰서에 어린이통학버스 신고증명서, 이른바 신고필증을 임의로 반납했습니다. 그 결과 피해자는 해당 차량을 더 이상 어린이통학버스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린이집에 직접 찾아가 영업을 방해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이용할 수 있었던 차량의 소유관계상 지위를 이용해 행정상 신고 상태를 변경한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은 폭행이나 협박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은 상당히 넓은 개념입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혼란하게 할 수 있는 일체의 세력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폭행이나 협박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한 압박도 위력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실제로 의사결정의 자유를 완전히 상실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해당 행위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상대방의 자유로운 업무수행을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었는지 여부입니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범행의 일시와 장소, 동기와 목적, 인원수, 세력의 형태, 피해자의 업무 내용과 지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차량의 99% 지분이 자신의 아들 명의로 되어 있다는 점을 이용했습니다.

그 결과 어린이집 운영에 필수적인 통학버스 운행이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대법원은 이를 피해자의 업무수행을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 평가했습니다.

 

  “다음 날 다른 차량을 구했으니 업무방해가 아니다”라는 주장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피해자는 사건 발생 다음 날 새로운 차량을 구입하여 어린이통학버스 신고절차를 진행한 후 다시 통학버스를 운행했습니다.

 

그렇다면 업무가 실제로 장기간 중단된 것은 아니므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업무방해죄는 실제로 업무가 완전히 중단되었는지를 요구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신속하게 다른 차량을 마련하여 업무를 복구했다는 사정은 기존의 업무방해 위험이 없었던 것으로 바꾸어 놓지 않습니다.

대법원 역시 피해자가 사건 발생 다음 날 다른 차량을 구입해 신고절차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업무방해의 위험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린이통학버스 신고필증은 왜 중요했을까?

 

이번 사건을 이해하려면 어린이통학버스의 법적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도로교통법 제52조 제1항에 따르면 어린이통학버스를 운영하려는 사람은 관할 경찰서장에게 미리 신고하고 신고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또한, 같은 조 제2항은 신고증명서를 어린이통학버스 안에 항상 갖추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신고필증의 반납은 단순히 서류 한 장을 없애는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차량을 어린이집의 통학버스로 계속 운행하는 데 직접적인 장애를 발생시키는 조치였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사건 당시 피해자가 신고필증을 다시 발급받는 과정에서도 차량의 99% 지분권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고, 실제 피해자가 해당 차량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후에야 다시 신고필증을 교부받을 수 있었다는 사정까지 고려했습니다.

즉, 피고인이 행사한 권한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업무에 현실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 명의의 재산을 내가 처분한 것’이라면 언제나 문제가 없을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권리의 존재와 권리행사의 방법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차량의 소유권이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범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권한을 어떤 목적과 방법으로 행사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상대방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차량 소유자가 자신의 재산을 정당하게 회수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상대방의 업무에 일정한 불편이 발생한 경우와 처음부터 상대방의 영업을 중단시키거나 곤란하게 할 의도로 자신의 소유관계상 지위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경우는 동일하게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실제 사건에서는 단순히 “차량이 누구 명의인지”만 볼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사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① 차량의 실제 사용자는 누구였는가

차량등록명의와 실제 업무상 사용관계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② 차량이 상대방의 업무에서 어느 정도 중요한 역할을 했는가

해당 차량이 없어지면 단순히 불편해지는 것인지, 아니면 사업 자체의 운영이 곤란해지는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③ 행위자는 자신의 권한을 어떻게 행사했는가

소유권에 기초한 통상적인 권리행사였는지, 아니면 상대방의 업무수행을 방해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였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④ 업무방해의 위험이 발생했는가

실제 업무가 장기간 중단되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행위 당시 업무가 방해될 위험이 발생했는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⑤ 행위 이후 상대방이 업무를 복구했는가

피해자가 이후 다른 차량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업무를 재개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방해죄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이번 판결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권리가 있으니 형사책임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민사상 권리가 존재하는 것과 그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행사했는지는 별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업 파트너, 가족, 동업자, 임대인과 임차인 등 서로 법률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는 한쪽 당사자가 자신에게 있는 권한을 이용해 상대방의 사업 운영에 직접적인 장애를 발생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해당 행위를 하나의 행위만 떼어 보기보다 당사자들의 관계, 행위의 목적, 당시의 상황, 권한의 행사방법, 상대방 업무의 성격, 실제로 발생한 업무상 장애와 그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형사고소를 고려하는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내 업무를 방해했다”는 주장만 하는 것보다 어떤 권한을 이용하여 어떤 조치를 했고, 그 조치 때문에 어떤 업무상 위험이 발생했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피고소인의 입장에서는 “그 차량은 내 것이다”라는 설명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권한의 존재 → 권한행사의 목적 → 행위의 방법 → 상대방 업무와의 관계 → 실제 영향을 순서대로 검토하여 자신의 행위가 정당한 권리행사였음을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울산이나 양산에서 차량·사업장·영업권 등을 둘러싼 분쟁이 형사문제로 확대되는 경우에도 동일한 관점에서 사실관계를 세밀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업무방해죄의 ‘위력’은 폭행이나 협박을 해야 인정되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위력을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폭행이나 협박뿐만 아니라 일정한 지위나 권한을 이용한 압박도 위력이 될 수 있습니다.

 

Q. 업무가 실제로 중단되지 않았다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업무방해죄는 실제 업무방해의 결과가 발생할 것까지 요구하지 않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한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다음 날 다른 차량으로 업무를 재개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방해의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Q. 차량이 내 명의라면 내가 원하는 대로 처리해도 괜찮은가요?

A: 차량의 명의나 소유권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권한을 어떤 목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행사했으며 그 결과 상대방의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Q. 상대방의 영업을 방해하려는 목적이 없었다면 업무방해죄가 무조건 성립하지 않나요?

A: 구체적인 범죄 성립 여부는 행위의 동기와 목적을 포함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므로 단순히 특정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행위의 내용과 업무상 영향, 권한행사의 경위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Q.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나요?

A: 우선 상대방의 업무 내용, 문제가 된 권한 또는 재산관계, 자신이 실제로 취한 조치, 그 조치를 취한 경위와 목적, 상대방의 업무에 발생했다는 장애 또는 위험을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관련 계약서, 차량등록자료, 문자·카카오톡, 신고·반납 관련 행정자료 등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대법원 2026도2207 판결은 업무방해죄에서 중요한 것은 폭행이나 협박의 존재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업무수행을 실제로 제약할 수 있는 ‘세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 판결입니다.

특히 자신이 차량의 소유자이거나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상대방이 사용하던 차량의 행정상 지위를 변경하거나 업무수행에 장애를 발생시키는 경우에는 단순한 재산권 행사로만 평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자신의 권리행사를 이유로 업무방해죄를 주장하고 있다면, 실제로 어떤 권한을 어떻게 행사했는지와 그 행위가 정당한 권리행사의 범위를 벗어났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업무방해죄 여부는 같은 행동이라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형사책임 여부가 문제되는 상황이라면 행위 자체뿐 아니라 그 전후의 경위와 증거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more view

법률칼럼

폐기물처리시설, '적합통보' 받았다고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폐기물 소각시설이나 파쇄시설 같은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려는 사업자라면, 폐기물처리업 허가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적합통보' 제도를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폐기물관리법상 요건을 충족해 한 차례 적합통보를 받았더라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상 입지기준에 저촉되면 지자체가 부적합통보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2023두36473 폐기물처리 사업계획 부적합 통보처분 취소청구)을 선고했습니다. 조선업·석유화학·자동차부품 등 산업단지가 밀집한 울산·양산 지역에서 공장을 운영하거나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를 준비 중인 사업주라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내용입니다.

 

 

한 줄 결론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가 폐기물관리법상 요건을 모두 충족했더라도, 국토계획법령상 도시·군관리계획 결정기준(도시계획시설규칙 제157조)에 저촉된다면 지자체는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2호를 근거로 부적합통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3두36473 판결의 요지입니다.

 

  사건의 재구성

 

폐기물중간·최종처리업을 하는 A사는 청주시 청원구 일원에 폐기물 소각시설과 파분쇄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원래 흥덕구 부지에서 매립시설을 운영하며 소각시설을 추가로 지으려 했으나 주민 반대에 부딪히자, 2015. 3. 26. 청주시와 시설 이전에 협력하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되었습니다.

 

A사는 2017. 5. 11. 파분쇄시설에 관한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청주시는 2018. 2. 1. 이를 적합하다고 통보했습니다(2018. 2. 1.자 적합통보). 이후 A사는 관련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받기 위한 절차도 병행했는데, 2019. 1. 4.에는 산림훼손 최소화 조건으로 조건부 입안 수용을 통보받았습니다. 그러나 2021. 2. 10. 청주시는 환경 및 주민 건강에 대한 악영향 등을 이유로 도시관리계획 입안제안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A사는 2021. 3. 15. '2018. 2. 1.자 적합통보가 허가기간 경과로 이미 효력을 잃었다'는 전제하에 사업부지 면적만 일부 줄인 새 사업계획서를 다시 제출했습니다. 그러자 청주시는 2021. 4. 21.,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에 따라 다른 법률을 검토한 결과 사업부지가 도시계획시설규칙상 폐기물처리 및 재활용시설 결정기준에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부적합통보(이 사건 처분)를 했습니다. A사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소송을 냈고, 원심인 대전고등법원(2023. 2. 1. 선고 2022누50374 판결)은 A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논리는 '도시계획시설규칙 제157조는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2호가 말하는 다른 법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심사 단계에서는 국토계획법령상 입지기준까지 따질 수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에는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운영을 제한하는 법령 일체가 포함되며, 국토계획법 제43조 제2항과 도시계획시설규칙 제157조 역시 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구 국토계획법령상 기반시설인 폐기물처리시설은 설치에 도시·군관리계획 결정이 필요하고, 그 결정에는 인구밀집지역이나 학교·의료시설 등과의 이격거리, 주거환경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하도록 한 도시계획시설규칙 제157조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구 폐기물처리업 허가업무처리지침에서도 국토계획법을 검토 대상 법령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종전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2283 판결이 밝힌 적합통보 제도의 취지(허가단계에서 뒤늦게 불허가되어 막대한 경제적·시간적 손실을 입는 것을 미리 방지하려는 것)까지 함께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이번 판결로 A사의 패소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다른 법률'의 해석 범위에 관한 법리 오해만을 지적해 파기환송했을 뿐이므로, 사업부지가 실제로 도시계획시설규칙상 결정기준에 저촉되는지,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는지는 대전고등법원에서 다시 심리하게 됩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①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적합통보와 도시·군관리계획 결정은 별개 절차이지만, 이번 판결에 따라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2호의 심사 범위에 국토계획법령까지 포함됩니다. 사업 착수 전 단계부터 폐기물관리법뿐 아니라 국토계획법상 입지기준까지 함께 검토해야 인허가 지연이나 처분 취소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② 과거에 적합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효력이 계속 유지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원고 스스로 '적합통보가 기간 경과로 효력을 잃었다'고 주장하며 사업계획서를 다시 제출했습니다. 허가기간 연장, 사업계획 변경, 재제출 등의 절차를 거칠 때마다 그 시점의 최신 법령·조례 기준으로 입지 요건이 재심사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③ 지자체의 부적합통보에 불복할 때는 '처분사유로 든 법령이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에 해당하는지'를 다투는 법리적 쟁점과,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는지'를 다투는 사실관계 쟁점을 구분해서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인 울산광역시 역시 도시·군관리계획 결정권자에 해당하므로, 울산·양산 지역에서 유사한 처분을 받은 사업자라면 초기 단계부터 행정소송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처분사유를 분석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적합통보를 받으면 이후 도시계획법 문제로 처분이 취소될 일은 없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2026. 8. 13. 선고한 2023두36473 판결에서,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에 국토계획법령상 폐기물처리 및 재활용시설 결정기준(도시계획시설규칙 제157조)도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적합통보 이후에도 도시계획법 저촉을 이유로 부적합통보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Q.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받으려면 국토계획법상 어떤 절차가 추가로 필요한가요?

A: 국토계획법상 기반시설에 해당하는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려면 시·도지사 또는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의 시장이 도시·군관리계획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때 인구밀집지역이나 학교·의료시설·종교시설 등과의 거리, 주거환경에 대한 영향 등을 규정한 도시계획시설규칙 제157조의 입지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Q. 지자체가 말하는 '다른 법률 저촉'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나요?

A: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은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운영을 제한하는 법령 전반을 의미합니다. 이번 판결에 따르면 국토계획법 제43조 제2항과 도시계획시설규칙 제157조도 여기에 포함되므로, 폐기물관리법상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국토계획법상 입지기준에 어긋나면 부적합통보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Q. 예전에 적합통보를 받고 사업을 준비해 왔는데, 지자체가 나중에 입장을 바꾸면 신뢰보호원칙 위반 아닌가요?

A: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는 적합통보의 유효기간 경과 여부, 사업계획 변경 정도, 지자체의 구체적 언동 등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로 일률적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판결도 신뢰보호원칙 자체를 배척한 것이 아니라 '다른 법률'의 해석 범위에 관한 법리를 다룬 것이므로, 개별 사건에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놓고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Q. 이번 판결로 사건이 완전히 끝난 건가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법리 오해만을 이유로 파기환송했을 뿐이며, 사업부지가 실제로 도시계획시설규칙상 결정기준에 저촉되는지,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는지는 대전고등법원에서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에 대한 적합통보는 폐기물관리법상 요건 충족만을 의미할 뿐, 국토계획법령상 입지기준까지 통과했다는 확정적 보장은 아니라는 것이 이번 대법원 판결의 핵심입니다. 산업단지가 많은 울산·양산 지역에서 폐기물처리시설이나 유사 기반시설 설치를 계획 중인 사업주라면, 인허가 각 단계마다 관련 법령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하시길 권합니다.

 

본 칼럼은 최신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울산지방법원 앞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와 정승원 변호사가 직접 분석하여 제공하는 법률 지식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권리 구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방문 상담을 권장합니다.

more view

법률칼럼

면접교섭 이행명령으로 새로운 조건을 붙일 수 있을까? 대법원 판결이 정한 중요한 한계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이혼하면서 법원으로부터 “월 2회 자녀를 면접교섭할 수 있다”는 내용의 판결을 받았는데, 상대방이 그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제도 중 하나가 바로 가사소송법상 이행명령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면접교섭을 이행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법원이 원래 판결에는 없었던 새로운 조건을 붙일 수도 있을까요?

 

대법원은 2026년 8월 24일 선고된 2026으552 이행명령 사건에서 이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행명령의 형식을 빌려 기존에 확정된 면접교섭권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습니다.

 

  한 줄 결론

 

이행명령은 기존 판결을 실제로 이행하도록 촉구하는 제도일 뿐, 기존 판결에 없던 새로운 의무나 면접교섭 제한조건을 추가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따라서 기존 판결에서 인정된 면접교섭권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려면, 별도의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사건의 배경

 

신청인과 피신청인은 미성년 자녀를 두고 혼인생활을 하다가 2024년 6월 3일 이혼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이혼 판결에서 피신청인이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되었고, 신청인에게는 구체적인 면접교섭권이 인정되었습니다.

판결에서 정해진 면접교섭 일정은 상당히 구체적이었습니다.

월 2회,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후 6시까지 1박 2일 면접교섭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중 각 2박 3일, 설날과 추석 연휴 중 각 1박 2일의 면접교섭도 정했습니다. 또한 면접교섭의 방법과 양육자의 협조의무도 함께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신청인은 상대방이 이러한 판결 내용을 따르지 않고 월 2회 당일 면접교섭만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가사소송법 제64조에 따른 이행명령을 신청했습니다.

 

여기까지라면 일반적인 이행명령 사건처럼 보입니다.

문제는 원심법원이 이행명령을 하면서 판결문에 없던 새로운 조건을 추가했다는 점입니다.

원심은 신청인이 자녀를 면접교섭할 때 “사건본인의 혈족이 아닌 여성이 동석하지 않도록 한다”는 조건을 새롭게 붙였습니다. 이 조건은 기존 이혼 판결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신청인은 이에 불복하여 특별항고를 제기했습니다.

 

  대법원이 본 핵심 쟁점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면접교섭을 제대로 하지 않았는가”가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원이 이행명령을 하면서 기존 판결에 없던 면접교섭 제한조건을 새롭게 추가할 수 있는가?

 

대법원은 먼저 가사소송법 제64조의 이행명령의 본질을 설명했습니다.

가사소송법상 이행명령은 판결, 심판, 조정조서 등에서 이미 확정된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는 경우,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의무를 이행하도록 명하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이행명령을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과태료나 감치 등의 제재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즉, 이행명령은 이미 확정된 권리와 의무의 실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원은 중요한 한계를 제시했습니다.

 

이행명령을 통해 기존 판결에서 확정된 의무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의무자에게 새로운 의무를 창설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면접교섭에서는 왜 더 중요할까?

 

면접교섭권은 일반적인 금전채권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집니다.

민법상 가정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면접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경은 아무 절차 없이 이행명령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면접교섭권을 제한·배제·변경하는 사건은 가사소송법이 예정한 별도의 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기존 판결에서 인정한 면접교섭권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려면, 이행명령이 아닌 적법한 별도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왜 원심의 조건이 문제가 되었을까?

 

원래 이혼 판결에는 신청인의 면접교섭 과정에서 특정한 동석자를 제한하는 조건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판결 자체만 놓고 보면 신청인은 판결에서 정한 면접교섭 방법과 내용에 따라 면접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심은 이행명령을 하면서 “혈족이 아닌 여성이 동석하지 않도록 하라”는 조건을 추가했습니다.

 

대법원은 이것이 단순히 기존 의무의 이행을 구체화한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신청인은 기존 판결에 따라 행사할 수 있었던 면접교섭권을 추가적인 동석자 제한 때문에 행사하지 못하거나 제한받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는 이행되지 않은 의무의 일부에 대한 이행명령이 아니라, 기존 판결에서 확정된 면접교섭권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제한·배제·변경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처분은 가사소송법 제64조에 따른 이행명령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하여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가정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그렇다면 면접교섭이 방해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실무적으로는 “상대방이 판결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면접교섭권 자체를 변경해야 할 사정이 있다”는 문제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혼 판결에서 월 2회 1박 2일 면접교섭을 하도록 정했는데 양육자가 반복적으로 당일 면접만 허용한다면, 우선 기존 판결의 내용과 실제 이행 상황을 비교해야 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기존 판결문의 정확한 내용

면접교섭의 횟수, 날짜, 시간, 숙박 여부, 인도·인수 방법, 상대방의 협조의무 등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2. 실제 면접교섭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면접교섭을 못 했다”는 추상적인 주장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거부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이메일 등의 자료를 날짜별로 정리해 두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상대방이 제시한 거부 사유

자녀의 건강, 학교 일정, 여행, 자녀의 의사 등 어떠한 이유로 면접교섭을 제한했는지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4. 단순 불이행인지, 면접교섭권의 변경이 필요한 사안인지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기존 판결의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대방에게 이행을 촉구하는 문제인지, 아니면 자녀의 복리 등을 이유로 현재의 면접교섭 내용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 문제인지에 따라 검토해야 할 절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이번 대법원 결정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법원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가”를 구별했다는 점입니다.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과, 이행명령 절차에서 기존 판결의 내용을 임의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특히 면접교섭 분쟁에서는 당사자 사이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기존 판결에 없던 여러 조건을 붙이거나, 반대로 기존 판결을 사실상 무력화하려는 요구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히 “누가 잘못했는가”만 볼 것이 아니라,

 

① 현재 집행권원의 내용이 무엇인지, ② 실제로 어떤 불이행이 있었는지, ③ 현재 신청하려는 절차가 그 문제에 적합한지, ④ 별도의 면접교섭 제한·변경 절차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를 구분해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대법원 결정은 바로 이 절차적 한계를 분명히 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면접교섭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가능합니다. 판결 등으로 확정된 면접교섭 허용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가사소송법 제64조에 따른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이행 여부와 정당한 이유의 존재 여부는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됩니다.

 

Q. 이행명령 과정에서 법원이 새로운 면접교섭 조건을 붙일 수 있나요?

A: 기존 판결에서 확정된 면접교섭권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제한·배제·변경하는 조건을 이행명령을 통해 새롭게 부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대법원 결정의 핵심입니다.

 

Q. 자녀의 안전이나 복리를 이유로 면접교섭을 제한할 수는 없나요?

A: 면접교섭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제한·배제·변경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변경은 가사소송법이 예정한 별도의 절차를 거쳐 이루어져야 하며, 이행명령 절차를 이용해 사실상 면접교섭권을 변경하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Q. 상대방이 매번 면접교섭 시간을 줄인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먼저 이혼 판결 또는 조정조서 등에 정해진 면접교섭 내용과 실제 이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 면접교섭 일정과 거부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날짜별로 보관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Q. 이혼 판결 후 면접교섭 조건을 바꾸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기존 면접교섭권의 내용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면 단순한 이행명령과 별개의 법적 절차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녀의 나이, 의사, 생활환경, 부모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재의 집행권원과 변경이 필요한 이유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2026으552 결정은 이행명령의 역할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입니다.

이행명령은 이미 확정된 판결이나 조정조서 등의 내용을 실제로 이행하도록 촉구하는 제도이지, 그 절차를 통해 새로운 의무를 만들거나 기존 면접교섭권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혼 후 면접교섭 문제가 발생했다면 단순히 “상대방이 면접교섭을 방해하고 있다”는 관점에서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기존 판결의 내용이 무엇인지, 실제로 어떤 불이행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필요한 법적 대응이 ‘이행명령’인지 ‘면접교섭권의 변경’인지부터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이미 법원에서 면접교섭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이 내려진 사건이라면, 판결문을 정확히 확인한 후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와 대조하여 적절한 절차를 선택해야 합니다.

more view

법률칼럼

소송구조 결정이 늦게 나와 항소이유서를 못 냈다면, 항소각하는 부당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한 줄 결론]

 

변호사 보수를 낼 형편이 안 되어 소송구조를 신청했는데 법원의 결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넘겼다면, 그 사정만으로 곧바로 항소가 각하되어서는 안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런 경우 법원이 제출기간을 늘려줄 수 있는지를 먼저 살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건의 재구성

 

원고인 대한민국은 피고를 상대로 가등기 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4가단99866). 피고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자로서 2025. 4. 9. 변호사 보수에 관한 소송구조를 신청해 4. 16. 인용 결정을 받았고, 선임된 변호사가 답변서를 제출하며 재판에 대응했습니다. 그러나 제1심은 2025. 5. 28. 원고 승소로 판결했고, 피고 측 변호사는 6. 9. 항소이유를 적지 않은 채 항소장만 제출했습니다.

 

피고는 항소기록접수통지(6. 18. 송달)를 받은 뒤,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만료를 약 20일 앞둔 7. 9. 항소심에서도 소송구조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본안을 맡은 재판부가 아닌 다른 재판부가 제출기간 만료일에 임박한 7. 24.에야 소송구조 결정을 했고, 그 송달마저 지연되면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뒤인 8. 1.에 이르러서야 피고에게 소송구조 결정과 항소각하결정이 함께 송달됐습니다. 원심(의정부지방법원 2025. 7. 29.자 2025나202547 결정)은 기간 내 항소이유서 미제출을 이유로 항소를 각하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민사소송법 제402조의2 제1항(2024. 1. 16. 법률 제20003호로 개정 도입)은 항소이유를 적지 않은 항소인에게 항소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 제출 의무를 부과하고, 같은 법 제402조의3 제1항은 기간 내 미제출 시 항소법원이 결정으로 항소를 각하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이 기간은 불변기간이 아니어서 추후보완(제173조)의 대상은 아니지만, 대법원은 항소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는 경우 법원이 민사소송법 제172조 제1항에 따라 기간 자체를 늘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 제2부는 2026. 8. 25.자 결정에서, 피고가 제1심에서 소송구조를 받아 변호사 조력으로 재판에 대응한 전례에 비추어 항소심에서도 소송구조가 인용되면 곧바로 변호사를 선임해 항소이유서를 낼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그럼에도 법원의 결정·송달 지연으로 변호사 조력을 받지 못한 채 기간이 지나버린 점을 들어, 이는 소송구조를 통해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 것과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① 소송구조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40일)이 임박하기 전, 최대한 이른 시점에 신청해야 법원의 결정·송달 지연으로 인한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② 제1심에서 소송구조를 받았더라도 그 효력은 항소심에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므로, 항소심에서도 변호사 조력이 필요하다면 별도로 다시 신청해야 합니다.

③ 이미 기간을 넘겨 항소가 각하됐더라도, 소송구조 신청·결정 경위를 소명하여 재항고를 통해 민사소송법 제172조 제1항에 따른 기간 연장 여부를 다시 심리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울산은 조선업·중공업 등 산업재해 관련 소송이 많은 지역 특성상, 소송비용 부담으로 소송구조를 신청하는 당사자들을 실무에서 자주 접하게 됩니다. 울산지방법원 관할이 양산시까지 포함되는 만큼, 울산·양산 지역에서도 이번 결정과 같은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항소이유서를 기간 내 제출하지 못하면 무조건 항소가 각하되나요?

A: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소송구조 신청 등 항소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면,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172조 제1항에 따라 제출기간을 늘릴 수 있는지 먼저 심리해야 하며, 이를 살피지 않은 채 곧바로 각하해서는 안 됩니다.

 

Q2.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은 며칠인가요?

A: 항소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입니다. 항소인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 결정으로 1회에 한해 1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Q.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인데 항소심에서도 소송구조를 다시 신청해야 하나요?

A: 네. 제1심에서 받은 소송구조 결정의 효력은 항소심까지 이어지지 않으므로, 항소심에서 변호사 조력이 필요하다면 별도로 신청해야 합니다.

 

Q. 소송구조 결정이 늦어질 것 같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제출기간 만료가 임박했는데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면, 법원에 제출기간 연장을 신청하거나 지연 상황을 서면으로 소명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이미 항소가 각하됐다면 구제받을 방법이 있나요?

A: 항소각하결정에 재항고하여, 기간을 지키지 못한 데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었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결정도 재항고를 통해 원심결정이 파기·환송된 사례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소송구조를 신청했다가 법원의 처리 지연으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넘긴 경우, 그 사정만으로 항소가 각하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번 대법원 결정의 핵심입니다. 기간이 임박했다면 신청 시점을 서두르고, 이미 각하됐다면 재항고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지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본 칼럼은 최신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울산지방법원 앞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와 정승원 변호사가 직접 분석하여 제공하는 법률 지식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권리 구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방문 상담을 권장합니다.

more view

법률칼럼

외국 자회사도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을까?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대한 대법원의 기준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가 특정 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회사들 사이에 주식을 서로 보유하고 있거나, 모회사와 자회사가 상대방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른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그런데 자회사 중 하나가 해외에서 설립된 회사라면 어떨까요?

“외국회사이기 때문에 상법상 자회사에서 제외되는 것인지”, 아니면 “외국회사라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자회사로 인정되어 의결권 제한이 가능한 것인지”가 실제 주주총회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8월 28일 결정에서 이 문제에 관하여 다시 한 번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외국회사라는 이유만으로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자회사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상법의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여야 합니다.

 

  한 줄 결론

 

외국 자회사도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자회사’가 될 수 있지만, 단순히 외국에서 지배·종속관계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인지가 중요합니다.

 

  사건의 배경

 

이번 대법원 결정은 주주총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과 그에 대한 이의절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사건에서는 회사의 자회사로 외국법인이 존재했고, 그 외국회사가 상대방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회사 측은 이러한 지분구조를 근거로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라 특정 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이에 대해 다툰 측에서는 외국회사가 상법 제369조 제3항에서 말하는 ‘자회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의결권 제한 역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습니다.

대법원에 제출된 결정문에는 이와 함께 주주총회의 새로운 결의가 이루어진 경우 기존 가처분의 신청이익이 남아 있는지, 그리고 가처분신청이 취하된 경우 이의신청의 이익이 계속 존재하는지에 관한 문제도 함께 나타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번 결정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① 외국회사도 상법상 ‘자회사’가 될 수 있는가

 

상법 제369조 제3항은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하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에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자회사’의 범위입니다.

대법원은 이미 2026. 4. 2. 자 2025마6793 결정에서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자회사가 국내회사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외국회사가 그 자회사에 해당하려면 우리 상법의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판단 기준은 단순히 다음과 같은 구조가 아닙니다.

“해외에 설립된 회사인가?” → 그렇다면 자회사가 아니다.

그와 반대입니다.

“외국회사인가?” → 외국회사이더라도 회사의 법적 성격을 비교하여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인지 판단한다.

 

 

  ② 왜 외국 자회사까지 고려하는가

 

대법원이 이러한 해석을 취한 이유도 중요합니다.

상법 제369조 제3항은 단순히 회사 간 지분관계를 형식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규정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상호주 의결권 제한의 취지를 상호주를 이용하여 출자 없는 자가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주주총회 결의와 회사 지배구조가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가 국내법인인지 외국법인인지에 따라 규정의 목적이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외국회사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제외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논리입니다.

 

  ③ 그렇다면 모든 외국회사가 자회사인가

 

여기에서 중요한 제한이 등장합니다.

대법원은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자회사’가 기본적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주식회사임을 전제로 한 개념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외국회사가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자회사에 해당하려면 최소한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여야 합니다.

이번 첨부 결정에서도 대법원은 바로 이 기준을 적용하여, 사건의 외국회사가 우리나라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라고 보기 어렵다면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자회사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원심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결국 ‘외국 자회사’라는 명칭 자체가 결론을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해당 외국법인의 법적 형태와 권리·의무의 구조가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어느 정도 유사한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법원의 판단 또는 법률적 기준

 

이번 결정에서 함께 주목할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주주총회 전에 새로운 결의가 이루어졌다면?

이번 사건에서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과 관련된 정관변경 결의가 있었는데, 그 후 정기주주총회에서 같은 문제에 관하여 법령 개정을 반영한 새로운 정관변경 결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대법원은 새로운 결의가 부존재·무효이거나 취소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면, 종전 결의는 새로운 결의로 인해 이미 효력을 상실한 과거의 법률관계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과거의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은 더 이상 신청의 이익이 없게 됩니다. 첨부된 결정문 역시 이 부분을 명시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가처분신청 자체가 취하되었다면?

더 나아가 보전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은 그 보전처분이 유효하게 존재하고 취소 또는 변경을 구할 이익이 있는 경우에 허용됩니다.

따라서 가처분신청이 취하되었다면 채무자에게 더 이상 그 가처분을 이의신청으로 취소·변경할 이익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이 제시한 원칙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일부 가처분신청이 취하된 사실을 근거로 해당 부분 이의신청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주주총회 분쟁에서는 실체법적 쟁점만큼이나 현재 분쟁의 대상이 여전히 존재하는지, 가처분의 신청이익이 남아 있는지를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 판례를 실제 회사의 주주총회 분쟁에 적용할 때에는 단순히 “외국 자회사니까 의결권 제한이 가능하다”거나 “외국회사니까 불가능하다”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첫째, 외국회사의 법적 형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해당 외국회사가 어느 국가의 법률에 따라 설립되었는지, 주식 발행이 가능한지, 주주의 책임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기관구조는 어떠한지 등 실질적인 회사법적 성격을 검토해야 합니다.

 

둘째, 지분율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상법 제369조 제3항이 적용되는지 여부는 단순한 계열관계나 그룹 내부의 호칭이 아니라 법률상 요건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상호주 요건의 판단에서는 주주총회일과 기준일의 관계도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대법원은 2026. 4. 2. 자 2025마6793 결정에서 상호주 요건의 판단 시점은 대상회사의 주주총회일이고, 해당 대상회사의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자는 기준일을 기준으로 확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셋째, 의결권 제한에 이의가 있다면 주주총회 직전 대응이 중요합니다.

의결권 제한이 결의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주주총회가 끝난 뒤 사후적으로 다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주주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이사 직무집행정지 등 여러 절차가 서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주총회 소집통지 → 주주명부 및 기준일 → 지분구조 → 외국 자회사의 법적 형태 → 의결권 제한 근거 → 의결 결과를 시간순으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이번 판례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자회사’라는 명칭보다 그 회사의 법적 실질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회사 간 분쟁에서는 해외 법인을 단순히 “해외 자회사”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법률상 판단에서는 그 명칭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우리 상법의 특정 규정을 적용하려면 그 규정이 전제로 하는 회사의 법적 형태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이번 결정처럼 하나의 주주총회 분쟁에서 외국회사 자회사 여부, 상호주 의결권 제한, 기준일, 주주총회일, 가처분의 신청이익, 새로운 결의의 효력이 서로 연결되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건 초기에는 하나의 쟁점만 떼어 보기보다 주주총회 전체의 시간적 진행과 지분구조를 함께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외국회사가 한국 회사의 자회사라면 상법 제369조 제3항이 무조건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외국회사도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자회사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외국회사라는 이유만으로 인정되거나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그 회사의 법적 성격을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Q. 외국 자회사가 10%를 넘게 주식을 보유하면 상대방 주주의 의결권을 바로 제한할 수 있나요?

A: 외국회사가 상법상 자회사에 해당하는지뿐 아니라 상법 제369조 제3항의 다른 요건들도 충족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대법원 판례에서는 주주총회일과 기준일의 관계가 중요한 판단요소가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주주총회 기준일에는 10%가 안 됐는데 주주총회 당일 10%를 넘으면 어떻게 되나요?

A: 대법원은 상호주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대상회사의 주주총회일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준일 당시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더라도 주주총회일에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기존 주주총회 결의와 같은 내용으로 새로운 결의가 이루어지면 기존 가처분은 어떻게 되나요?

A: 새로운 결의로 기존 결의가 효력을 상실하고, 새로운 결의 자체가 부존재·무효 또는 취소된 것이 아니라면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가처분으로서 신청의 이익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결정도 이 점을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Q. 가처분신청을 취하한 후에도 그 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계속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가처분신청이 취하되면 채무자가 이의신청으로 그 가처분의 취소·변경을 구할 이익이 없어지므로 이의신청이 부적법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2025마8971 등 결정은 단순히 “외국회사도 자회사가 될 수 있다”는 판결이 아닙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자회사가 반드시 국내회사일 필요는 없습니다.

둘째, 그렇다고 모든 외국회사가 자회사에 포함되는 것도 아닙니다.

셋째, 외국회사가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인지가 중요한 판단기준입니다.

넷째, 주주총회 분쟁에서는 외국회사 자회사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기준일, 주주총회일, 지분율, 의결권 제한의 근거, 새로운 결의의 존재 여부 및 가처분의 신청이익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의결권 제한이 주주총회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주주총회가 끝난 후의 사후 대응보다 주주총회 전 지분구조와 의결권 제한의 적법성을 미리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more view

법률칼럼

폐기물처리업을 넘겨도 옛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대법원이 정리한 '조치명령 대상자'의 범위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한 줄 결론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한 사업자는 이후 사업을 양도하고 양수인이 승계신고까지 마쳤더라도, 원인행위자인 양도인 자신은 여전히 행정청의 시정조치명령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조치명령이나 허가취소의 내용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면, 비례원칙 위반을 이유로 처분 자체를 다툴 수 있다는 점도 이번 판결에서 함께 확인됐습니다.

 

 

사건의 재구성

 

울산 남구 일원에서 폐기물매립시설을 운영하던 원고 1 회사는 1998년 무렵, 인접 토지 소유자인 원고 3 회사와 매립 경계에 관한 합의를 맺고, 같은 해 원고 2 회사와는 공동투자로 매립시설을 조성해 지분별로 나누어 관리·사용하기로 협약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 2 회사는 2000년 허가를 받아 매립시설 중 일부 공구를 조성·운영했습니다.

 

이후 원고 1 회사는 2011년 원고 2 회사로부터 해당 공구의 시설과 허가사항 일체를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관할 행정청에 권리·의무 승계신고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2017년 11월, 피고(낙동강유역환경청장)는 원고 3 회사 소유의 인접토지 일부에 일반폐기물 및 지정폐기물이 불법으로 매립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9년 12월, 원고 2 회사와 원고 1 회사를 불법매립행위자로, 원고 3 회사를 불법매립을 승낙한 토지소유자로 보아 구 폐기물관리법 제48조에 따라 1년 이내에 폐기물 전량을 다른 매립장으로 이전 처리하라는 조치명령을 내렸습니다. 같은 날 원고 1 회사에 대해서는 폐기물처리업(최종처분업) 허가 자체를 취소하는 처분도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① 대법원은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한 사업자가 이후 사업을 양도했다고 하더라도, 원인행위자인 양도인은 여전히 구 폐기물관리법 제48조에 따른 조치명령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헌법 제35조 제1항이 정한 환경보전 의무와 환경정책기본법상 오염원인자 책임원칙에 비추어 볼 때, 사업 양도라는 사후 사정만으로 원인행위자의 책임이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원심은 원고 2 회사가 이미 양도·승계신고를 마쳤다는 이유로 조치명령 대상자가 아니라고 보았는데, 대법원은 이 부분 판단이 법리에 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② 그럼에도 대법원은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 2 회사가 조치명령 대상자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폐기물 전량을 다른 매립장으로 옮기라는 이번 조치명령의 내용 자체가 비례원칙을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본 원심 결론이 정당했기 때문입니다.

 

③ 원고 1 회사에 대한 허가취소 역시 같은 이유로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한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④ 인접토지 소유자인 원고 3 회사에 대해서는, 자신의 토지를 폐기물 매립 용도로 사용하도록 승낙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조치명령 대상자가 아니라고 본 원심 판단이 그대로 인정됐습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① 사업(영업권)을 양도하고 관할 행정청에 승계신고까지 마쳤다고 해서 과거의 불법행위 책임까지 함께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원인행위자인 양도인 본인이 행정처분의 상대방으로 다시 지목될 수 있다는 점을, 사업 양수도 계약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② 행정청의 시정명령이나 허가취소가 통보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이행하거나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처분의 목적에 비해 그 수단(전량 이전, 허가취소)이 지나치게 무겁다면 비례원칙 위반을 근거로 다툴 수 있고, 실제로 이 사건에서는 그 다툼이 받아들여졌습니다.

 

③ 인접 토지 소유자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률사무소 내일 배지희 변호사와 정승원 변호사의 다양한 실무 경험에 따르면, 토지사용 승낙 여부는 계약서·묵인 정황 등 구체적 증거로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 단계에서 관련 자료를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폐기물처리업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는데, 옛날에 제가 저지른 불법매립 때문에 지금도 조치명령을 받을 수 있나요?

A: 네. 대법원은 사업을 양도하고 양수인이 승계신고를 마쳤더라도, 불법매립을 직접 저지른 원인행위자인 양도인은 여전히 조치명령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Q. 행정청이 내린 시정명령이나 허가취소가 너무 가혹하다고 느껴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처분의 내용이 위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무겁다면 비례원칙 위반을 근거로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해 다툴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에서도 폐기물 전량 이전명령과 허가취소 모두 그 이유로 위법하다고 인정됐습니다.

 

Q. 제 땅을 다른 회사가 폐기물 매립에 사용했는데, 저도 책임을 지게 되나요?

A: 토지소유자가 실제로 그 사용을 승낙한 사실이 인정되어야만 조치명령 대상자가 됩니다. 단순히 인접 토지 소유자라는 사정만으로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Q. 사업 양수도 계약을 할 때 이런 리스크를 줄이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A: 양수 대상 시설·부지에 과거 위반 이력이나 행정처분 가능성이 있는지 사전 실사를 거치고, 계약서에 책임 분담 조항을 명확히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도인 입장에서도 매각 후 잔존 책임 범위를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정리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사업을 넘기면 옛 책임도 함께 사라진다"는 통념에 제동을 걸면서도, 동시에 "행정처분이라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함께 던지고 있습니다. 폐기물 관련 사업뿐 아니라 각종 인허가 사업을 운영하거나 양수도를 준비 중이라면, 처분의 적법성과 책임의 범위를 개별적으로 검토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본 칼럼은 최신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울산지방법원 앞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와 정승원 변호사가 직접 분석하여 제공하는 법률 지식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권리 구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방문 상담을 권장합니다.

more view

오시는길

LOCATION

울산 남구 법대로 86, 3층 옥동, 법률사무소 내일

울산지방법원 올라가는 길
새마을금고 맞은 편 건물 3층 입니다

대표전화052)269-5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