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 작성일26-08-14본문
당신의 일을 '내 일'처럼,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건물을 짓는 시공사(수급인)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상황은 땀 흘려 건물을 짓고도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는 이른바 '흑자 부도' 상황입니다. 특히 공사대금을 건축물의 분양 수익금으로 충당하기로 약정했는데, 부동산 경기 악화로 분양이 전혀 되지 않는다면 시공사는 엄청난 손해를 떠안게 됩니다.
이때, 시공사가 "돈을 못 받을 것이 뻔하니 더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다"며 현장에서 철수한다면, 도급인(시행사)은 십중팔구 "완공을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채무불이행)"이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입니다. 과연 대금 지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시공사가 먼저 공사를 중단하는 것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 다룰 최신 대법원 판례(2026. 7. 16. 선고 2026다202468 판결)는 바로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사건의 재구성: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까요?
결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본 사건의 핵심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도급계약 체결 및 대금 지급 방식: 원고(수급인, 시공사)는 피고(도급인, 시행사)와 콘도미니엄 신축을 위한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계약에서 공사대금은 '분양수입금'을 재원으로 하여 순차 지급하기로 약정되었습니다.
-
경제 위기와 분양 참패: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악화가 겹치며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은 9.33%, 수금된 대금은 전체 공사대금의 0.71%에 불과한 참담한 실패를 겪었습니다. 피고는 본계약 체결을 진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청약자들에게 청약금을 돌려주기까지 했습니다.
-
원고의 공사 중단: 분양 실패가 확정적이자 원고는 공정률 33.56% 단계에서 더 이상의 빚을 질 수 없다고 판단하여 공사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
분쟁의 발생: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가 공사기간 내에 건물을 완성할 '책임준공의무'를 위반했다며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돈을 못 받을 것 같아 공사를 멈춘 시공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원고(시공사)의 공사 중단이 정당하며, 계약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이 판시한 핵심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불안의 항변권' 인정: 우리 민법 제536조 제2항은 쌍무계약에서 한쪽이 먼저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선이행의무)이더라도,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해질 현저한 사유가 생기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불안의 항변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
공평과 신의칙에 따른 해석: 대법원은 공사대금의 지급이 수급인의 장래 원만한 이행을 보장하는 전제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공사를 계속하더라도 대금을 받을 합리적 기대가 사라졌다면, 시공사에게 무조건 공사를 끝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공평과 신의칙에 반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채무불이행(이행지체) 책임 면제: 원고의 공사 중단은 불안의 항변권이라는 정당한 권능에 기반한 것이므로, 비록 구체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이행지체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 Insight
울산 및 양산 지역의 산업단지 공장 신축이나 상가 분양 현장에서도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시공사가 공사를 멈추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법률사무소 내일의 실무적 관점에서 볼 때, 시공사가 법적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를 반드시 주의해야 합니다.
-
'현저한 사유'에 대한 객관적 증거 수집: 대법원이 불안의 항변권을 인정했다고 해서 시공사가 '단순히 불안하다'는 감정만으로 공사를 멈출 수는 없습니다. 본 판례처럼 '청약률 9.33%', '사전청약금 반환' 등 도급인의 대금 지급 능력이 상실되었음을 입증할 객관적 데이터와 공문, 계좌 가압류 내역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
공사 중단 시점의 '기성고' 명확히 확정: 공사를 적법하게 멈추더라도, 멈춘 시점(예: 공정률 33.56%)까지 투입한 공사대금(기성금)은 받아내야 합니다. 공사 현장을 떠나기 전 반드시 감리자의 기성 확인을 받고, 현장 사진과 자재 투입 내역서를 꼼꼼히 채증해 두어야 향후 정산 소송에서 유리합니다.
-
소멸시효의 전략적 관리: 대법원은 시공사가 공사를 거절했다고 해서 공사대금 채권의 이행기가 바로 당겨지거나 소멸시효가 즉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계약상 정해진 대금 지급 시기(예: 분양 실패가 확정된 때)를 법리적으로 정확히 판단하여, 채권 소멸시효(3년)가 지나기 전에 도급인의 다른 재산에 가압류를 걸거나 본안 소송을 제기하는 신속한 법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도급인이 파산이나 부도에 이르지는 않았는데도 불안의 항변권으로 공사를 멈출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불안의 항변권 발생 사유를 채권자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 같은 객관적 사정만으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쌍방의 사정을 종합하여 반대급부(공사대금) 이행이 현저히 불투명해졌다면 공사를 멈출 수 있습니다.
Q. 공사를 중단할 때 도급인에게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하겠다"고 반드시 법률 용어로 통보해야 하나요?
A: 법적으로는 권능의 존재 자체만으로 이행지체 책임이 면제되므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다만, 실무상 분쟁 예방과 증거 확보를 위해 공사 중단의 사유(대금 미지급 및 향후 지급 불능)를 내용증명 등 서면으로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Q. 공사 중단 후 이미 작업한 만큼의 공사대금(기성금) 청구는 언제부터 할 수 있나요?
A: 도급계약에서 정한 지급 시기가 도래했을 때 청구할 수 있습니다. 판례의 경우처럼 '최초 분양계약 체결 후 대금 지급 시기'가 원래 기준이라면, '최초 분양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것으로 확정된 때'에 지급 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보아 기성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기성공사대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공사를 중단한 날부터 바로 계산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수급인이 이행을 거절했다고 해서 곧바로 상대방의 대금 채무 이행기가 그 시점으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공사를 중단한 시점이 아니라, 약정된 대금 지급 기한(혹은 분양 실패가 확정된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기산됩니다.
본 칼럼은 최신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울산지방법원 앞 법률사무소 내일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가 직접 분석하여 제공하는 법률 지식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권리 구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방문 상담을 권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