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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8-18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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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전문투자자라고 해서 금융투자상품 판매자나 운용자의 투자자보호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전문투자자는 일반투자자에 비해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도와 위험감수능력이 높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금융상품의 모든 세부사항까지 동일한 수준으로 설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2026년 7월 16일 선고한 2025다212617 판결에서 이러한 원칙을 다시 확인하면서, 전문투자자가 투자한 사모펀드와 관련해 DIL(Deed in Lieu of Foreclosure)이라는 담보권 실행방식에 관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에서는 금융회사 측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에서 중요한 것은 “전문투자자에게는 설명의무가 없다”는 결론이 아니라, 전문투자자에게도 설명의무는 존재하지만 그 구체적인 범위는 투자상품과 투자자의 상황을 함께 보아 결정한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사모펀드 투자에서 실제로 문제가 된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사건의 원고는 주권상장법인이면서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였습니다. 원고는 증권회사를 통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과 관련된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사모펀드의 수익증권을 매수했습니다. 투자금은 두 펀드에 각각 100억 원과 50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개발사업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단되고 대출에 기한이익 상실사유가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순위 대주는 일반적인 경매절차와 별도로 미국법상 담보권 실행방식인 DIL을 선택했습니다.
DIL은 채권자가 담보권 실행을 위한 매각절차에 갈음하여 채무자로부터 담보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는 방식입니다. 이 사건 대주간 약정에는 일정한 경우 메자닌 대주가 선순위 대출채권을 매입할 기회를 갖도록 하는 구조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는 DIL 관련 조항이 투자금 회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인데도 이를 충분히 설명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사기 또는 착오를 이유로 투자계약의 취소와 부당이득반환을 구하고, 설명의무 및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도 청구했습니다.
대법원은 전문투자자에게도 투자자보호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금융회사 측의 의무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구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업자는 투자신탁재산을 운용하면서 투자신탁의 수익구조와 위험요인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습니다.
수익증권을 판매하는 투자중개업자 역시 투자자에게 투자를 권유하고 수익증권을 판매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투자설명서나 운용제안서 등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한 후 수익구조와 위험요인을 정확하고 균형 있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문장이 이어집니다.
투자자가 전문투자자라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투자자보호의무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투자자의 전문성이나 투자경험, 금융상품의 위험도와 특성을 고려하여 보호의무의 범위와 정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재 시행 중인 자본시장법 역시 전문투자자를 금융투자상품에 관한 전문성과 자산규모 등을 고려해 위험감수능력이 있다고 보는 투자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주권상장법인을 전문투자자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즉, 전문투자자라는 지위는 보호의무를 없애는 ‘면책표’가 아니라 어느 정도까지 설명이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렇다면 왜 DIL 조항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되지 않았을까
여기서 이 판결의 핵심이 드러납니다.
대법원은 투자자보호의무가 있다는 원칙과 별개로, DIL 관련 조항 자체가 이 사건에서 반드시 설명되어야 할 중요사항이었는지를 따졌습니다.
원심은 메자닌 대출의 구조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원금손실 위험에 대해서는 원고가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고 보았습니다.
메자닌 대주는 부동산 자체에 직접 담보권을 가지고 있는 선순위 대주와 달리, 상위 차주의 지분을 담보로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치가 떨어질 경우 손실 위험에 노출됩니다. 이러한 위험은 DIL이라는 특정한 방법 때문에 새로 발생한 위험이라기보다 메자닌 대출 자체에 내재된 위험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또한, 부동산 가치가 선순위 채권액 이하로 떨어진 경우에는 경매를 하더라도 선순위 대주가 우선적으로 변제를 받게 되고, 부동산 가치가 선순위 채권액을 초과한다면 메자닌 대주가 선순위 채권을 매입하여 선순위 대주의 지위에서 경매를 진행하는 방법도 가능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DIL을 선택했느냐 경매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메자닌 대주의 원금회수 가능성이 본질적으로 달라진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원고의 투자손실이라는 결과를 DIL이라는 특정 조항의 미설명에 직접 연결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설명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은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금융상품 투자분쟁에서 자주 발생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곧바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소송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그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투자자가 해당 상품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인지, 그리고 설명되지 않은 사항과 실제 발생한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원심은 DIL 관련 내용을 알았더라도 원고가 반드시 투자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DIL 대신 경매절차가 진행되었다고 해서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따라서 금융상품 투자손실 사건에서는 단순히 “설명을 못 들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설명받지 못했는지, 그 내용이 왜 중요한지, 제대로 설명받았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인지, 그리고 실제 손해가 그 미설명 사항 때문에 발생했는지를 단계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전문투자자라고 해서 모든 위험을 알고 있다고 추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판결을 반대로 오해해서도 안 됩니다.
“전문투자자이면 금융상품에 관한 모든 위험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본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오히려 전문투자자에게도 투자자보호의무가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확인했습니다. 다만 설명의 정도를 판단할 때 투자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함께 고려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전문투자자 지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복잡한 금융상품의 구조 전체를 당연히 이해했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투자자가 특정 금융상품이나 관련 거래구조에 대해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거나, 해당 위험이 상품 자체에 내재되어 있고 투자 당시 합리적으로 예상 가능한 위험이었다면 별도의 상세한 설명의 필요성은 작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전문투자자인가’라는 하나의 질문만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 아니라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는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금융투자 분쟁에서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금융상품 투자손실이 발생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투자 당시의 자료입니다.
투자설명서, 운용제안서, 상품설명자료, 투자권유 과정에서 주고받은 이메일이나 문자, 회의자료, 녹취, 투자심의자료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다음의 네 가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상품 자체에 내재된 위험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금융회사가 설명한 위험과 실제 발생한 위험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입니다.
셋째, 설명되지 않은 사항이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사항이었는지입니다.
넷째, 그 설명이 이루어졌다면 실제로 투자를 하지 않았을 것인지와 실제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입니다.
이 사건처럼 펀드의 기초자산이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 브릿지론, 메자닌 대출, SPC 등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계약 구조 전체를 읽고 위험의 발생경로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울산·양산 기업의 금융투자 분쟁에서도 같은 접근이 필요합니다
울산이나 양산 소재 기업이 사모펀드,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 구조화금융상품 등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한 후 손실을 입었다면 단순히 “원금손실이 발생했으니 금융회사 책임”이라고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회사가 전문투자자이므로 금융회사에는 책임이 없다”라고 단정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투자자의 지위와 투자상품의 구조, 설명받은 내용, 설명받지 못한 내용, 투자 당시 예상 가능했던 위험, 실제 손실이 발생한 과정 등을 하나의 흐름으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도 바로 이 지점을 보여줍니다.
전문투자자 여부는 출발점일 뿐이고, 최종적인 책임 여부는 ‘어떤 상품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했고, 금융회사가 무엇을 설명했으며, 무엇이 실제 손해를 발생시켰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문투자자에게는 금융상품 설명의무가 없나요?
A: 아닙니다. 전문투자자라는 이유만으로 집합투자업자나 투자중개업자의 투자자보호의무가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투자자의 전문성·경험과 상품의 위험도 등을 고려하여 설명의 범위와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금융회사가 설명하지 않은 내용이 하나라도 있다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해당 정보가 투자자의 합리적인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항인지, 제대로 설명받았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인지, 그리고 실제 손해와 인과관계가 있는지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DIL 관련 조항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Q. 전문투자자는 일반투자자보다 법적으로 보호를 덜 받나요?
A: 일률적으로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전문투자자의 투자경험과 능력은 설명의무의 범위와 정도를 정하는 요소로 고려됩니다.
Q. 투자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한 위험이 나중에 발생했다면 금융회사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그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해당 위험이 투자권유 당시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위험인지, 금융회사가 알고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는지, 그 위험이 실제 손해의 원인이 되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코로나로 인한 개발사업 중단을 중요한 손실 원인으로 보았습니다.
Q. 사모펀드 투자손실 사건에서는 어떤 자료가 중요한가요?
A: 투자설명서와 운용제안서뿐 아니라 실제 투자권유 과정에서 제공된 자료와 이메일, 문자, 녹취, 내부 투자심의자료 등도 중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는 구체적인 상품과 분쟁의 쟁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이번 판결이 “전문투자자에게는 설명을 적게 해도 된다”는 의미인가요?
A: 그렇게 단순화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판결은 전문투자자에게도 투자자보호의무가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개별 투자상품과 투자자의 전문성 등을 고려해 설명의무의 구체적 범위를 판단한 것입니다.
대법원 2025다212617 판결의 핵심은 전문투자자에게 설명의무가 있는가 없는가의 이분법적 문제가 아닙니다.
전문투자자에게도 투자자보호의무는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금융상품의 구조와 위험도, 투자자의 경험과 전문성, 이미 제공된 정보의 내용, 투자 당시 예측 가능했던 위험인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금융상품 투자손실 분쟁에서는 ① 설명되지 않은 정보가 무엇인지, ② 그 정보가 왜 중요한지, ③ 설명이 있었다면 투자판단이 달라졌을 것인지, ④ 실제 손해가 그 정보의 부재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를 구분하여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5다212617 판결은 이러한 분석의 틀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금융상품 투자손실 분쟁에서는 투자자의 ‘전문투자자’라는 지위만 볼 것이 아니라 투자상품의 구조와 실제 투자권유 과정 전체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