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법률칼럼
  • 홈
  • 법률칼럼

경찰관의 압수수색 정보를 누설했다는 혐의,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을까?

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 작성일26-08-10

본문

당신의 일을 '내 일' 같이, 당신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내일의 배지희 변호사, 정승원 변호사입니다.

 

수사기관이 범죄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기 전에는 그 대상이나 시기, 집행과 관련된 정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서울특별시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인 피고인이 같은 경찰청 내 다른 팀에서 담당하던 축구선수 관련 사건의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 정보를 자신과 친밀한 관계에 있던 변호사에게 알려주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2024년 1월 24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았습니다.

문제는 피고인이 실제로 정보를 전달하는 장면이나 그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결국 여러 정황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실제로 압수수색 정보를 누설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핵심 요약(TL;DR)

 

  1.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는 있지만, 그 경우 간접사실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서로 맞아떨어지고 범행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단순히 여러 정황이 의심스럽다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2. 제1심이 상당한 심리를 거쳐 무죄를 선고한 사건에서 항소심이 동일한 증거관계를 토대로 그 판단을 뒤집으려면 특별한 사정이 필요합니다.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그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합리적인 사정 등이 있어야 합니다.

  3. 항소심이 제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으면서 핵심 증인에 대한 추가 신문이나 필요한 증거조사를 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러한 항소심의 심리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제1심과 항소심은 왜 판단이 달랐을까요?

 

제1심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제1심은 공소외 2와 공소외 3에 대한 증인신문, 피고인신문 등을 거쳐 상당한 심리를 진행한 뒤, 검사가 제출한 간접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실제로 압수수색 정보를 누설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항소심은 결론을 달리했습니다.

항소심은 추가적인 증거조사 없이 제1회 공판기일에 변론을 종결한 뒤, 기존의 간접증거들을 토대로 피고인이 정보를 공소외 2에게 전달했고, 이후 공소외 2가 공소외 3에게, 공소외 3이 다시 사건의 당사자에게 정보를 전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제1심 무죄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에서 문제가 된 것은 단순히 “피고인이 실제로 정보를 누설했는가”라는 문제만이 아니었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다음 두 가지가 문제되었습니다.

간접증거만으로 공무상비밀누설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했는가?

그리고

제1심이 무죄로 판단한 사실인정을 항소심이 추가적인 증거조사 없이 뒤집을 수 있었는가?

 


 

간접증거가 많다고 해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사건에서는 직접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범행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나 범행을 직접 목격한 증인이 없다면 수사기관과 법원은 통화내역, 인터넷 사용기록, 당사자들의 관계, 범행 전후의 행동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사실관계를 판단하게 됩니다.

이러한 증거가 바로 간접증거입니다.

간접증거를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법원도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간접증거에 의하여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전제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에는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가 낮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 간접사실을 종합하더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남지 않을 정도로 범행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간접사실들이 서로 모순되거나 충돌하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논리와 경험칙 및 과학법칙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범행 동기, 범행수단,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의 태도 등을 종합했을 때 피고인이 범행했다고 보기에 충분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의심스럽다’와 ‘유죄가 증명되었다’는 서로 다릅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원심은 여러 정황을 종합했습니다.

피고인과 공소외 2, 공소외 3 사이의 관계가 있었고, 정보가 유출된 시점 전후로 관련자들의 인터넷 사용기록이나 통화기록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공소외 3이 전달받은 정보와 관련된 사람으로 피고인이 특정된다는 사정도 원심이 고려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정황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와 그 정황들이 피고인의 정보누설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이 구체적으로 지적한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직접증거가 없었습니다.

 

피고인이 압수수색 정보를 공소외 2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이나 공소외 2가 이를 다시 공소외 3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증거가 없었습니다.

특히 핵심 인물인 공소외 2와 공소외 3은 제1심에서 정보의 누설이나 전달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물론, 직접증거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직접증거가 없는 사건에서는 결국 간접증거들이 얼마나 강하게 연결되는지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둘째, 친분관계만으로 범행 동기를 확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원심은 피고인과 공소외 2, 공소외 2와 공소외 3 사이의 관계 등을 근거로 정보 전달의 동기를 추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친분관계만으로 정보의 누설이나 전달에 관한 구체적인 동기나 목적이 뚜렷하게 밝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람 사이에 친분관계가 있다는 사실과 실제로 비밀정보를 전달했다는 사실 사이에는 상당한 간격이 있습니다.

형사재판에서는 그 간격을 다른 증거가 충분히 메워야 합니다.

 

셋째, 인터넷 사용기록만으로 정보 전달을 단정할 수 없었습니다.

 

피고인과 공소외 2 사이에 인터넷 사용시간이 중복되는 기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공소사실에 기재된 특정 시각에 두 사람이 압수수색 정보에 관하여 의사연락을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대법원은 판단했습니다.

이 부분은 디지털 증거를 다루는 사건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기록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기록이 범죄행위를 의미한다”는 것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접속기록, 통화기록, 위치정보 등은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지만, 그 증거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논증이 필요합니다.

 

넷째, 통화기록 역시 다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했습니다

공소외 2와 공소외 3 사이에 전화통화가 있었다는 사실도 원심이 고려한 정황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해당 통화가 함께 가기로 한 미국 여행과 관련한 대화였다고 일치하여 진술했고, 그 진술을 뒷받침하는 일부 자료도 제출되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실제로 그와 같은 내용의 대화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하나의 정황만 놓고 보면 범죄를 의심할 수 있더라도, 그 정황에 합리적인 다른 설명이 존재한다면 그것만으로 유죄를 확정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항소심은 제1심의 무죄판결을 언제 뒤집을 수 있을까요?

 

이번 판결에서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항소심의 심리 방식입니다.

형사소송에서 항소심은 단순히 제1심의 판단을 기계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도 아니고, 제1심에서 있었던 재판을 아무런 제한 없이 처음부터 다시 하는 절차도 아닙니다.

 

대법원은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이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항소심이 제1심의 사실인정을 다시 평가하여 그 판단을 뒤집으려면 일정한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제1심에서 이미 상당한 증거조사가 이루어졌고, 제1심 법원이 직접 증인을 신문하여 증거의 신빙성과 증명력을 판단했다면 그 판단을 가볍게 뒤집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은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 제1심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증인을 직접 신문한 제1심의 판단은 왜 중요한가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판중심주의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판중심주의는 형사사건에서 유죄 또는 무죄에 관한 심증을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공판절차를 중심으로 형성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는 법관이 법정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를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1심 재판부가 직접 증인을 만나 증언을 듣고, 그 과정에서 진술의 내용과 태도, 진술의 일관성 등을 종합하여 증거가치를 판단했다면 항소심이 동일한 기록만을 가지고 그 판단을 쉽게 뒤집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제1심은 공소외 2와 공소외 3에 대한 증인신문 및 피고인신문 등을 진행했습니다.

반면 원심은 추가 증거조사 없이 제1회 공판기일에 변론을 종결하고 제1심의 무죄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이 바로 이 부분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무엇을 더 했어야 한다고 보았을까요?

 

대법원은 원심이 제1심의 무죄판단에 의문이 들었다면 곧바로 그 판단을 뒤집을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심리를 진행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공소외 2와 공소외 3을 다시 증인으로 신문하는 등의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거친 후 피고인의 정보누설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과 공소외 2의 관계나 피고인의 인터넷 사용기록 등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에 의문이 있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석명권을 행사하거나 필요한 증거조사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대법원이 말한 핵심은 단순히 “항소심은 무죄를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항소심도 제1심 판단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판단을 뒤집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통해 그 이유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간접증거 사건’에서 무엇을 보여주나요?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간접증거를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간접증거는 개별적으로는 범죄를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여러 증거가 결합하면서 강한 증명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 피고인과 관련자가 친한 사이였다.

  • 범행 전후에 통화기록이 있었다.

  • 인터넷 사용기록이 일정 부분 겹쳤다.

  • 유출된 정보가 피고인이 접근할 수 있었던 정보였다.

이러한 사실들이 모두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각 사실을 하나씩 연결하여 범죄사실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다른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바로 이 지점을 엄격하게 살폈습니다.

간접사실을 여러 개 모아 놓았다는 이유만으로 증명이 충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각 간접사실이 서로 연결되어야 하고, 그 연결관계가 논리와 경험칙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하며, 전체적으로 보아 피고인의 범행을 인정하는 것이 다른 설명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증거가 있느냐’보다 ‘그 증거가 무엇을 증명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형사사건에서 흔히 발생하는 오해 중 하나는 “상대방에게 불리한 정황이 많으면 결국 유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는 증거의 양만으로 결론이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각 증거가 어떤 사실을 증명하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통화기록은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통화에서 어떤 내용의 대화가 있었는지까지 자동으로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 사용기록 역시 특정 시간에 인터넷 사용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지만, 그 사용이 특정 정보의 전달을 의미한다고 곧바로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친분관계 역시 관계의 존재를 보여줄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특정 범죄행위의 동기나 실행을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간접증거 사건에서는 각 증거가 증명하는 범위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건의 항소심에서는 무엇이 중요할까요?

 

이번 판결은 피고인 측의 항소심 대응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제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면 항소심에서는 단순히 “제1심이 맞았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제1심의 무죄 판단을 뒷받침한 증거가 무엇이었는지 구조적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부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제1심에서 직접 신문된 증인은 누구인가

증인의 진술이 핵심 증거라면 그 증인이 제1심에서 어떤 내용으로 증언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2. 제1심은 왜 그 증거를 믿지 않았는가

단순히 “증거가 부족했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증거의 어떤 부분을 신뢰하기 어려웠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 항소심에서 새로운 객관적 사정이 나타났는가

제1심 이후 새로운 증거가 제출되었거나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면 제1심 판단을 다시 평가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새로운 객관적 사정이 없다면 동일한 증거관계를 가지고 제1심의 판단을 뒤집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4. 간접증거 사이에 다른 설명이 가능한가

통화기록이나 인터넷 사용기록 등 각각의 정황에 범죄와 무관한 합리적인 설명이 존재하는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이 중요하게 본 것도 바로 이러한 부분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왜 원심판결을 파기했을까요?

 

대법원의 판단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제1심은 상당한 증거조사를 거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② 원심은 동일한 증거관계를 기초로 제1심과 다른 사실인정을 했습니다.

③ 그러나 피고인의 정보누설을 직접 증명하는 증거는 없었습니다.

④ 원심이 고려한 친분관계, 인터넷 사용기록, 통화기록 등의 정황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압도적인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⑤ 그렇다면 원심은 제1심 판단을 바로 뒤집기보다 필요한 추가 증거조사를 진행했어야 합니다.

⑥ 그럼에도 원심은 추가적인 증거조사 없이 변론을 종결하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⑦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공판중심주의·직접심리주의 및 항소심 심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이 판결을 ‘무죄 확정 판결’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절대로 압수수색 정보를 누설하지 않았다고 확정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원심이 제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는 과정에서 충분한 심리를 하지 않았다는 점과, 당시 제출된 간접증거만으로 범죄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환송심에서는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에 따라 필요한 심리를 거쳐 다시 판단하게 됩니다.

이처럼 “대법원이 유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와 “대법원이 피고인의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판결의 효력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문뿐 아니라 파기환송의 이유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내일 Insight

 

이번 판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간접증거의 존재 자체보다 그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서로 연결되는지를 엄격하게 살폈다는 점입니다.

형사사건에서는 하나의 결정적인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화기록, 메시지, 인터넷 사용기록, 관계인들의 관계, 사건 전후의 행동 등 여러 정황을 조합하여 범죄사실을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황이 여러 개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정황이 실제로 무엇을 증명하는지, 범죄와 무관한 다른 설명이 가능한지, 전체 증거를 종합했을 때 피고인의 범행을 인정하는 것이 다른 가능성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지를 살펴야 합니다.

특히, 제1심에서 증인신문 등을 거쳐 무죄가 선고된 사건이라면 항소심에서 그 판단을 뒤집을 때에는 더욱 신중한 심리가 요구됩니다. 이번 판결은 형사사건에서 ‘의심할 만한 정황’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는 증명’ 사이의 차이를 다시 확인했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접증거가 없으면 형사사건에서 유죄를 선고할 수 없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간접증거에 의하여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간접증거를 통해 유죄를 인정하려면 관련 간접사실들이 논리와 경험칙 등에 의해 뒷받침되고, 전체적으로 피고인의 범행을 인정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압도적인 증명이 있어야 합니다.

 

Q. 통화기록이 있으면 통화 내용도 인정할 수 있나요?

A: 통화기록은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지만, 통화기록만으로 구체적인 대화 내용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공소외 2와 공소외 3 사이에 전화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이 있었지만, 두 사람이 해당 통화의 내용에 관하여 일치된 설명을 하고 있었고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도 일부 존재한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Q. 친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범행 동기가 인정될 수 있나요?

A: 친분관계는 여러 정황 중 하나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친분관계만으로 특정 범죄행위의 동기나 목적이 구체적으로 밝혀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도 피고인과 관련자들의 친분관계만으로 정보 누설의 동기나 목적이 뚜렷하게 밝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Q. 제1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항소심에서 유죄로 바뀔 수 없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항소심이 제1심의 사실인정을 다시 판단하여 결론을 변경하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그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합리적인 사정 등이 있어야 하며, 그러한 사정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Q. 항소심에서 증인을 다시 신문해야 하는 경우가 있나요?

A: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이 제1심의 판단에 의문이 있었다면 핵심 관계인들을 다시 증인으로 신문하는 등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거친 뒤 판단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Q. 이번 대법원 판결로 피고인은 무죄가 확정된 것인가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 자체로 피고인의 무죄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환송심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에 따라 다시 심리와 판단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Q. 공무상비밀누설 사건에서는 어떤 증거가 중요할까요?

A: 사건마다 다릅니다.특히, 해당 정보에 실제로 접근할 수 있었는지,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전달되었다고 주장되는지, 관련자들의 통신이나 디지털 기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보가 전달되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증거가 존재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특정인 사이에 연락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정보 누설 사실이 당연히 증명되는 것은 아니며, 각각의 증거가 실제로 무엇을 증명하는지 구분하여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기억해야 할 점

 

형사사건에서 “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는 것과 “범죄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는 것은 다릅니다.

특히 직접증거가 없는 사건에서는 여러 정황증거를 종합하되, 각각의 증거가 무엇을 증명하는지와 다른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또한, 제1심에서 충분한 증거조사를 거쳐 무죄가 선고된 사건이라면 항소심이 동일한 증거관계만으로 그 판단을 뒤집을 때 더욱 신중한 심리가 필요합니다.

이번 대법원 2026도892 판결은 이러한 간접증거에 의한 유죄 인정의 한계와 항소심의 사실심리 범위를 함께 보여주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관련 분야

관련 구성원구성원 더보기